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렌터카 '감축' 딜레마…제주 안팎 엇갈린 시선

입력 2018-12-04 21:40 수정 2018-12-04 21:4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매년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은 1000만 명이 넘습니다. 상당수가 렌터카로 여행하지요. 그런데 제주도가 내년 상반기까지 렌터카 수천대를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통체증과 불법주차를 해소하겠다는 것입니다.하지만 렌터카를 대체할만한 대중교통이 마땅치 않다는 걱정도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오후 6시, 퇴근시간이 되자 제주시내 교차로 마다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기 시작합니다.

 출근 차량들이 몰리는 오전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오전 출근시간대 도로 위로 직접 나와봤습니다.

지금 직진신호가 떨어졌는데도, 차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못하고 있고요.

저희가 제주도청 쪽으로 약 1.8km를 이동해야 하는데 현재 30분 이상 걸린다고 내비게이션에 나와있습니다.

교통 혼잡과 함께 많이 제기되는 민원은 불법 주차입니다.

실제 관광지 곳곳에 불법 주차된 렌터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청 : 숙소가 제주시에 집중되다 보니까 아침에 나갔다가 들어올 때 도민들이 '렌터카가 너무 많아서 교통체증이 심하다' 그런 여론들이 많고…]

교통 혼잡과 불법 주차를 줄이겠다며 제주도가 꺼낸 카드는 '렌터카 총량제'입니다.

현재 제주도 렌터카는 3만 2000여대로 최근 6년 동안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제주도는 적정 렌터카 대수가 2만 5000대라는 연구 결과에 따라, 이달 말까지 3500대, 내년 상반기까지 3500대를 추가로 감축할 계획입니다.

차량을 줄이지 않는 업체들에게는 운행 정지 등 강제 처분에 나서겠다는 입장입니다.

[진영한/제주 렌터카업체 관계자 : 3500대를 올 12월 말까지 동시에 줄였을 경우 중고차 시세하락은 불 보듯 뻔하고요. 신생업체들은 할부도 안 끝난 차량을 전부 매각을 해야 되는 상황…]

렌터카가 줄어들 경우 대여 요금 인상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현재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는 제주도 경차를 하루 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쉽게 빌릴 수 있습니다.

[렌터카 관광객 : 당연히 좀 꺼려지게 되죠. 렌터카까지 그렇게 올라버리면 많이 안 올 듯한데요.]

대중교통 여건은 어떤지 공항 노선버스 정류장을 살펴봤습니다.

주로 지역주민들이 이용하는 노선버스는 10분 간격이지만, 서귀포나 관광지 주변으로가는 버스는 앞뒤 배차간격이 30~40분 이상 벌어지기도 합니다.

[버스기사 : 아침, 저녁에는 한 20분 간격으로 오고, 점심 때는 30분 정도. (관광객들이 많이 타요?) 거의 도민들이 많이 타요.]

제주공항 밖으로 나오면요.

모두 5개의 버스정류장에서 제주도 전역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버스를 기다리는 관광객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요.

대신 마지막 5번 출구 앞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렌터카를 이용하기 위해서 셔틀버스를 타려고 이동하는 관광객들입니다.

[관광객 : 애들을 데리고 버스를 탄다면 바로 갈 수 있는 게 없잖아요. 이동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까 원하는 곳을 제대로 못 보고.]

성산일출봉과 한라산 1100고지 등 관광지 인근을 오가는 일부 노선버스의 경우 1시간에 1대 뿐입니다.

[버스기사 : 1시간 10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증차를 해야 배차 간격이 좀 줄어들 건데 증차를 지금 안 하고 있는 실정이라서.]

도청은 감축 시행 이후 부작용에 대해서는 따로 고민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제주도청 : 70% 이상이 렌터카를 이용하거든요. 관광 트렌드가 저가 항공에 또 저렴한 숙소 선택해서 오지 않습니까. 차량 대수 줄이면 렌트 값이 올라가면 관광객들이 안 오는 거 아닌가 하는 부분도…]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1번쯤은 들린다는 성산일출봉입니다.

하지만 입구부터 주차장까지 렌터카와 관광버스만 가득할뿐 이곳까지 오는 노선버스나 지역택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교통혼잡을 막기위해 렌터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렌터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중교통도 확보 돼야 하지 않을까요.

관련기사

[밀착카메라] 곳곳 바큇자국…사람 발길에 병드는 제주 '오름' "제주 비자림로, 훼손 줄여 공사 재개"…시민단체 반발 난개발에 사라지는 숲…제주 곶자왈 20% 이상 '파괴' 아파트 내 '충전기 설치' 갈등…눈칫밥 먹는 '전기차' 포항 '불의 정원' 1년 8개월째 활활…매장량 얼마나 되나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