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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자력갱생' 강조 이유는…"국영기업에 핵심기술 주문"

입력 2018-11-12 16:03

FT "국영 기업에 첨단 부품 생산 주문 위해 마오 시대 용어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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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국영 기업에 첨단 부품 생산 주문 위해 마오 시대 용어 부활"

시진핑, '자력갱생' 강조 이유는…"국영기업에 핵심기술 주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던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슬로건인 '자력갱생'(自力更生)이라는 말을 꺼내 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 국영기업들에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첨단 부품들을 생산하도록 주문하기 위해 자립경제를 뜻하는 자력갱생이라는 용어를 부활시켰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시 주석이 미국이 보호주의로 후퇴하는 상황에서 '세계화의 옹호자'로서 중국의 위상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러한 시 주석의 자력갱생에 대한 주문은 시 주석이 글로벌 생산망을 재구축할 수 있는 '중상주의적 정책'을 옹호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올해 초 중국의 통신 통신장비 기업인 ZTE에 대해 대북,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기업들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가한 바 있다.

이후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규제가 풀렸지만, 이는 중국이 미국의 제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시 주석은 지난 9월 '중국판 러스트 벨트'로 불리는 동북지역의 헤이룽장(黑龍江) 성과 지린(吉林) 성, 랴오닝(遼寧) 성을 시찰한 자리에서 자력갱생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FT에 따르면 시 주석은 9월 26일 헤이룽장 성 치치하얼(齊齊哈爾) 시에 있는 중국제일중형기계집단공사(中國一重·중국일중)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제적으로, 첨단기술과 핵심 기술은 취득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일방주의와 무역 보호주의가 발호해 우리를 자력갱생의 길로 몰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중앙(CC)TV는 당시 저녁 뉴스 시간에 시 주석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기술 취득과 관련한 앞부분은 빼고 보도했다.

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해외판에 같은 방식으로 편집해 보도했다고 FT는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의 이런 편집에 대해 몇몇 정치 관측통들은 중국 공산당 선전 당국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즉 미국 백악관이 주장하는 것처럼 중국이 외국의 지적재산을 취득하기 위해 강압적인 방법이나 도둑질에 의존하는 것처럼 비치지 않기 위해 시 주석의 기술 취득 관련 발언을 의도적으로 삭제하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자력갱생' 발언의 무대로 중국일중을 택한 데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해석한다.

중국일중은 제1차 5개년 계획에 따라 1954년 구(舊)소련의 도움을 받아 설립된 중공업 기업이다.

당시 중국은 한국전쟁 직후 미국에 대항해 소련식 계획경제를 모델로 5개년 계획을 추진했다.

아직도 중국일중의 본부 건물 앞에는 마오쩌둥의 동상이 서 있다.

이어 시 주석은 지난달 광둥(廣東) 성을 시찰한 자리에서도 '자력갱생'을 또다시 강조했다.

중국 국영기업 전문가인 웬디 로터트는 "시 주석은 마오쩌둥의 '자력갱생' 개념을 부활시킴으로써 중국의 국영기업들에 대해 핵심 기술에 대한 패권 달성하려는 주도적 노력을 통해 국가 경제에서 더 큰 역할을 하도록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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