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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조정된' 북미 유해송환 협의…공동성명 이행 윤활유될까

입력 2018-07-13 12:01

북미 공동성명 이행 구체적 행보…북미대화에 동력 제공할듯

북 유엔사에 '장성급 회담' 역제안, 종전선언과 관련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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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공동성명 이행 구체적 행보…북미대화에 동력 제공할듯

북 유엔사에 '장성급 회담' 역제안, 종전선언과 관련성 주목

'재조정된' 북미 유해송환 협의…공동성명 이행 윤활유될까

북한과 미국이 이달 15일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해 주목된다.

12일로 예정됐던 판문점 회담에 대해 북한이 준비부족을 이유로 15일 북한-유엔사 간 장성급 회담 개최로 역제안했고, 미국이 이를 일부 수용하는 거로 일단락됐다.

북한의 속내를 알수는 없지만, 일단 북한이 미군 주축인 유엔사를 대화 상대로 내세운 점이 눈길을 끈다. 유해 송환 협의 상대를 정전협정을 관할하는 유엔사로 하는 한편 장성급 회담으로 하자는 제의한 데는 나름의 의도가 있어 보인다.

북한과 유엔사 간 접촉으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논의를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고, 장성급을 대화 상대로 지정함으로써 북미 장성급 회담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도 이 제의에 대해 수락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그 상대로 장성급을 보낼 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합의된 공동성명 중 하나인 북미 유해송환 협의는 15일 회담을 계기로 송환 이행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외교가에선 북미 간 유해 송환 논의를 계기로 신뢰를 쌓아가면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 제공, 새로운 관계 수립, 평화체제 구축 등 북미 정상 공동성명의 여타 다른 항목 이행을 둘러싼 대화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6∼7일 방북 협의 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함에 따라 비핵화 협상 동력 저하가 우려되고 있지만, 미국민이 중시하는 전사자 유해 송환에서 진전이 이뤄 다른 논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케 하겠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갈등에도 불구하고 '판을 깨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북미 양측이 미군 유해 송환 협의에 신경을 쓰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 북한 측은 유엔사와의 직접 통화 전화회선을 복원한 점도 놓쳐선 안 될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2013년 정전선언 무효화를 선언하며 끊어졌던 직통전화를 복원해가며 유엔사와 장성급 회담을 제안한데는 모종의 의중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우선 한국 전쟁 정전협정 상에 규정된 유해 송환 문제를 정전체제의 관리자이자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유엔사와 협의함으로써 한반도 정전체제를 부각시키는 한편 그 틀을 가동하는 모양새를 의식했을 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직 외교안보 분야 관리는 13일 "북측은 '미국 정부 대표'와 만나 인도적 차원에서 유해 송환을 하는 모양새보다는 유엔군 모자를 쓴 미군 측 인사와 만남으로써 정전협정의 이행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직 관리는 "남북관계에서 이산가족 문제가 대화의 마중물 역할을 했듯, 북미관계에서는 유해송환이 대화 동력을 살리는 역할을 했는데, 북미정상회담까지 한 상황에서 북한이 유해 송환 문제를 대화 동력 공급용으로 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이 유해 송환을 대가로 정전협정 이행과 관련한 모종의 요구를 미측에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측이 장성급 회담으로 급을 높여 역제안한 것은 유해 송환 문제 뿐 아니라 서해북방한계선(NLL) 등 정전체제와 관련한 문제 제기 또는 요구를 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측은 북미관계와 관련해 '새로운 방식'을 강조하고 있는데, 북미정상간에 '톱다운'(Top down, 정상간 합의를 시작으로 후속 협의를 하는 방식) 방식으로 새롭게 시작한 의미를 살려서 고위급에서부터 군 당국간 논의를 함으로써 미군 유해 송환 뿐 아니라 다른 군사적 현안까지 논의하자는 의중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북측이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 협의때 중시한 종전선언과 관련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유엔군이 1991년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에 처음으로 한국군 장성을 임명한데 북한이 반발하면서 군사정전위원회가 무실화함에 따라 대안으로 만들어진 채널이 북한과 유엔사간의 장성급 회담"이라며 "현 정전체제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려는 북한 측 의도가 있다면 그것은 종전선언 구상과도 연결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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