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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시간에도 빼곡히…서울 '올빼미 버스' 타보니

입력 2016-01-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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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9일) 밀착카메라는 삼야시간에 운영하는 이른바 올빼미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술을 마시느라 귀가가 늦어진 사람들도 있지만, 생업을 위한 분들도 많으십니다.

박소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정을 넘긴 시각, 서울 강서구의 공영차고지입니다.

적막을 깨는 시동 소리, 버스 한 대가 운행을 준비합니다.

심야버스 일명 올빼미버스입니다. 제가 탄 N26버스는 개화역에서 신내역까지 가는 코스입니다.

늦은 시각 버스는 어떤 모습일까요? 심야버스에 올라 함께 동행해 보겠습니다.

서울 공항동 송정역 정거장에 이르자 승객 10여 명이 버스에 줄줄이 오릅니다.

통로에 빼곡히 들어선 승객들, 엉거주춤 손잡이를 잡아봅니다.

이 버스는 동대문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승객은 줄어들지 않고 만원인 상태로 한 시간여 넘게 버스가 운행 중입니다.

이번엔 양천구에서 노원구까지 왕복 90km 운행하는 N61버스에 올랐습니다.

일반버스보다 운행 거리가 두 배 이상 길어 정거장 수가 170여 개나 됩니다.

지금 시각은 새벽 3시 39분입니다. 앉을 자리는 물론 서 있을 자리도 없을 정도로 버스가 승객들로 가득 찼습니다.

[김인수/서울 방배동 : 여유로운 편이죠, 이 정도면. 손님이 많을 때는 감당 못해요.]

청량리 환승센터입니다. 때마침 심야버스가 들어왔는데요. 심야버스 배차시간은 약 40분 정도로 일반버스보다 약 4배가량 깁니다.

[승객 : 20분 동안 기다렸어요. 심야버스 활성화돼야만 서민들이 좋죠.]

행여 버스를 놓칠세라 헐레벌떡 뛰기도 합니다.

[(뭐 타세요? 얼마나 기다리셨어요?) 갈게요]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서울 도심을 달리는 올빼미 버스는 노선 8개가 운영 중인데, 2년 만에 누적 승객 6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7200여 명입니다.

[승객 : 심야버스를 타보지 않은 사람은 서울 시내의 야간 상황을 얘기할 가치가 없어요.]

휴대전화 화면을 보며 고객을 찾는 대리운전기사.

[오명수/대리운전기사 : 면목동 쪽으로 이동하면서 여기에 주문이 뜨면 잡아서 일하는 거예요. 대리운전 오더(주문.)]

빌딩 청소에 나선 60대 남성.

[김종호/청소업 : 가서 대청소하는 거예요. 48년생인데 이 나이에 가서 130만원 (벌어요.)]

늦은 시각 퇴근하는 샐러리맨.

[황인호/회사원 : 이 버스가 있어서 다행인 거죠. 늦은 시간에 다니니까.]

잠에 취한 승객도 있습니다.

[(어디까지 가세요? 종점 거의 왔는데.) 망우에서 내려야 하는데. (늦게 들어가세요?) 일하다 보니. (몇 시에 끝나셨어요?) 12시.]

술 취한 승객 때문에 애를 먹는 일도 종종 벌어집니다.

[김갑영/버스 기사 : 술에 취해 시비 걸고. 약간 행패 비슷한 행동을 하는데 도저히 운행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112에 신고하고.]

서울 지역 버스 노선에서 심야버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합니다.

뉴욕 42%, 홍콩 11%와 비교해 부족한 실정입니다.

서울시는 택시 업계 반발과 비용 등의 이유로 심야버스 노선 확대에 소극적입니다.

[강상욱 박사/한국교통연구원 : 운행 차량과 운행 횟수를 늘려서 시민들이 안전한 귀가, 경제 활동에 대한 기본적인 보장이 필요하고요.]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과 마감하는 사람들이 오늘도 심야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고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서민들에게 보다 편리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도록 모두의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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