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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사후면세점…대형 관광버스 주차난 '몸살'

입력 2016-01-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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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5일) 밀착카메라는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는 사후면세점 주변의 주차난을 취재했습니다. 대형 관광버스들이 도로를 주차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니 지상 3층의 대형 건물이 나옵니다.

이곳은 지난해 6월 개장한 사후면세점입니다. '텍스 리펀드'라고 쓰여 있는데요. 관세를 면제해주는 일반 면세점이 아니라, 영수증을 공항에서 제시하면 부가세 등 일부 세금을 환급해주는 곳입니다.

건강식품을 팔고 있습니다.

건물 밖에는 대형 관광버스를 위한 18대의 주차공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같은 주차장을 갖춘 곳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화장품을 판매하는 이곳은 서울 마포구에 있는 사후면세점입니다.

그런데 주차장이 없다 보니, 이처럼 관광버스가 도로에 주차돼 있습니다.

[사후면세점 관계자 : (주차장은 없나요?) 여기뿐만 아니라 대부분 마찬가지죠.]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사후면세점.

왕복 4차선 도로 가운데 양쪽 두 개 차선이 아예 주차장이 돼버렸습니다.

불법 주정차를 단속한다는 현수막 주변에도 차량이 있습니다.

단속을 강화해도 소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상옥/마포구청 교통지도과 단속원 : 주차시설이 없으니까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단속을) 해도 해도 끝이 없어요.]

사후면세점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서대문구청 앞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매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주경/서울 연희동 : 인도를 통해서 관광버스들이 드나들게 되는데 그 인도는 통학로가 되거든요. 위험한 거죠.]

하얀 공사장 가림막이 세워진 곳이 주민이 사후면세점이 들어선다고 말한 곳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불과 100m 거리에 초등학교가 있다는 점인데요. 아이들이 등하교 시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주민의 주장입니다.

연희초등학교 앞 대로인, 연희로에만 이미 5개 사후면세점이 영업 중입니다.

면세점에서 빠져나오는 대형 차량으로 순간 일대 교통이 마비됩니다.

대형 차량이 유턴을 하는 또 다른 사후면세점 앞에는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이소라/서울 홍은동 : 아이들이 건너고 있는데 갑자기 차가 먼저 신호위반을 하면서 가니깐, 아이들이 치일 뻔한 적도 있었고요.]

관광객들이 모이는 곳에선 이같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비상등을 켠 대형 관광버스가 세워져 있는 곳은 바로 인도 한복판입니다. 인도를 가로질러 세워져 있어서 지나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유모차를 끌고 차량을 피해 인도 대신 차도로 지나갑니다.

차량에 가려 맞은 편을 보지 못한 아이들이 부딪힐 뻔합니다.

맞은편 도로에선 차량에 놀란 보행자가 걸음을 멈춥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관광식당 앞도 마찬가지입니다.

손님이 내리지만, 차량은 이동하는 대신 비상등을 켭니다.

주정차된 차량 뒤로 다른 차량들이 늘어서고, 일부 차량들은 이를 위태롭게 피해 갑니다.

[서승종/택시기사 : 아무래도 많이 위험하죠. 차가 서 있을 때 너무 비좁고 그래서요.]

이 때문에 사후면세점을 도심이 아닌 외곽에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현재 사후면세점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다 보니, 지자체에선 단속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문석진/서대문구청장 : 저희는 주차단속 하는 것 외에는 권한이 없어서 일정한 권한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후면세점이 늘면서 서울시의 대형 관광버스 수요는 하루 평균 1000대를 넘어섰지만 주차장은 640대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빠르게 늘어가고 있는 사후면세점. 5년 새 10배나 증가해 전국에 1만 700개나 되는데요. 외국인을 위한 사후면세점이 내국인들에게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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