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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예의 갖춰라"…청와대·국방부·통일부 일제히 경고

입력 2020-06-17 18:08 수정 2020-06-17 18:31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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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킨 데 이어, 오늘(17일) 5개의 입장문을 쏟아내며 대남 비방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김여정 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인신공격이 담긴 담화문을 냈고, 군은 서울 불바다라는 표현까지 거론하며 추가적인 군사 행동을 예고했습니다. 청와대와 국방부, 통일부는 일제히 유감을 표명하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신혜원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2018년 9월 14일 개성공단 내 남북연락사무소 개소

[조명균/당시 통일부 장관 (2018년 9월 14일) :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를 하게 돼서 앞으로 우리가 판문점선언을 더 속도감 있게 이행해 나가고…]

[이선권/북한 외무상 (2018년 9월 14일) :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또 눈길도 정답게 오가니까 얼마나 좋습니까. 다 만나면 좋은 합의들이 이룩됩니다.]

남북 화해의 상징이었던 '남북연락사무소'

[김여정/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 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장금철/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담화 (지난 13일) :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으로선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다.]

[조선중앙TV (어제) : 16일 14시 50분, 요란한 폭음과 함께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비참하게 파괴됐습니다.]

남북 소통의 상징이자 4.27 판문점 선언의 산물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문을 연 지 1년 9개월 만에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청와대가 공개한 군 CCTV 영상엔, 비록 흑백이지만 엄청난 폭발음과 진동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 북한이 한층 더 처참한 고화질 컬러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파편이 사방으로 튀어 오르고, 거대한 연기구름이 하늘로 치솟습니다. 15층 높이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도 붕괴하다시피 외벽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조선중앙TV (어제) : 쓰레기들과 이를 묵인한 자들의 죗값을 깨깨(남김없이) 받아내야 한다는 격노한 민심에 부응하여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완전 파괴시키는 조치를 실행했습니다. 16일 14시 50분 요란한 폭음과 함께 비참하게 파괴됐습니다.]

폭파 약 2시간 뒤, 청와대는 긴급 NSC를 소집했고 정리된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강력한 '유감'을 표명함.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함']

유감과, 경고. 더 이상은 좌시하지 않겠단 강한 메시지였죠.

헌데 북한은 마치 코웃음 치기라도 하듯 오늘 하루 다섯 차례에 걸쳐 말 폭탄 세례를 퍼부었습니다. 문 대통령을 향해 역겹고 혐오스럽다고까지 한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부터, 추가적인 군사행동을 시사한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 남측의 비공개 특사 제안 공개까지. 말 그대로 '갈데까지 가보자'는 행태입니다. 우리 정부도 청와대와 군, 통일부까지 각각의 급에 맞춰 강력하게 대응했습니다.

먼저 김여정은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제목의 담화를 통 문 대통령의 6·15 20주년 메시지를 향해 "새삼 혐오감을 금할 수 없다", "자기변명과 책임회피", "요사스러운 말장난"이자 "철면피한 궤변"이라고 평가 절하했습니다. 말미에선 '온갖 잘난 척, 정의로운 척…평화의 사도인 양 역겹게 돌아다니니, 꼴불견을 혼자보기 아까워 알리고자 한다'는 원색적인 조롱까지 퍼부었습니다.

청와대는 오늘 아침 추가 NSC 회의를 소집했고요.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명의로 대응 입장문을 냈습니다. 북측의 발언을 '무례하고 몰상식한 행위'로 규정하고, 더이상 감내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위의 대북 메시지입니다.

[윤도한/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북측이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6·15 기념 축사를)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입니다. 이는 그간 남북 정상 간 쌓아온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며 북측의 이러한 사리 분별 못하는 언행을 우리로서는 더 이상 감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경고합니다.]

청와대는 비공개로 제의한 특사 파견을 북측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남측이 특사 파견을 간청했다"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실명을 언급했고, "뻔한 술수가 엿보여 불순한 제의를 거절했다"고 공개했는데요. 청와대는 이를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라 못 박았습니다.

[윤도한/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이는 전례 없는 비상식적인 행위이며 대북특사 파견 제안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서 강한 유감을 표명합니다. 최근 북측의 일련의 언행은 북측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발생한 모든 사태의 결과는 전적으로 북측이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특히 북측은 앞으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기 바랍니다.]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다시 군대를 주둔시키고, 서해 및 접경지역 군사훈련도 부활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추가 군사 도발을 예고하며 사실상 9.19 군사합의 파기를 시사한 겁니다. 또 다른 논평에선 국내 극심한 안보 불안을 일으켰던 '서울 불바다'설까지 다시 거론하며 긴장감을 최고로 끌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진 확인되지 않은 보도인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국내 순방에 사용하는 고려항공 여객기가 평양을 출발해 북한 동해안 쪽으로 비행하고 있는 항적이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비행기는 함흥 인근에서 항적신호가 끊겼고, 김 위원장 참관하에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군의 추가설명이 나오는 대로 사실 여부를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북한군 총참모부 담화에 대응하는 합참의 발표도 나왔습니다.

[전동진/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 우리 군은 오늘 북한군 총참모부에서 그간의 남북 합의들과 2018년 판문점선언 및 9·19 군사합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각종 군사행동 계획을 비준받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실제 행동에 옮겨질 경우 북측은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통일전선부 대 통일부입니다.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은 "지켜볼수록 혐오스런 남측, 이해득실은 치적쌓기에 몰두하는 남측에나 있을 뿐"이라며, "지금까지의 모든 일은 일장춘몽으로 여기면 그만"이라고 말했습니다. 더 이상 주고받을 말 자체가 없다고 했는데요. 이에 통일부는 "금강산-개성공단 정상화는 남북 두 정상 간의 합의"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서호/통일부 차관 : 금일 북측의 발표는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이전의 과거로 되돌리는 행태이며, 우리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다. 북측은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이처럼 청와대, 국방부와 통일부까지 모두 한 목소리로 강한 유감과 강경 대응방침을 천명했습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정말로 감행하느냐에 따라, 남북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직까지는 최전방 GP나 서해상에서의 특이동향은 식별되지 않고 있습니다.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김여정 담화 몰상식, 예의 갖춰라"… 청·국방·통일 일제히 대북 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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