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국보·보물도 무자격자가 보수했나…자격증 비리 들통

입력 2014-02-05 12:1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돈을 받고 문화재 수리 업체에 자격증을 빌려 준 단청 기술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여기엔 숭례문 복원 공사를 맡은 단청장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한윤지 기자입니다.

[기자]

숭례문 복원 공사가 한창이던 2010년, 공사를 맡은 건설사는 숭례문 단청장이었던 홍창원 씨에게 1800만원을 건넸습니다.

이때는 아직 단청 작업을 시작하기 전이었는데 단청장에게 용도가 불분명한 거액이 전달된 겁니다.

지난해 7월엔 전북에 있는 또 다른 문화재 수리 업체가 홍 단청장에게 1500만원을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홍 단청장으로부터 기술 자격증을 빌려 문화재 보수 공사에 참여했습니다.

경찰은 자격증을 빌린 대가로 돈을 지불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영일/서울 용산경찰서 지능팀장 : 연간 사례금으로 1100만~3500만원 선에 (자격증을) 대여하거나 대여 받은 후에 사실상 공사 현장에 투입하지 않고…]

문화재 수리업체로 등록하려면 단청과 보수 등 기술자 4명이 있어야 하는데 이들을 고용하는 대신 명의만 빌린겁니다.

홍 단청장 외에도 홍씨의 아내와 딸 그리고 문화재 수리를 위한 기술자격 시험 출제위원 등 모두 15명이 자격증 대여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이들 15명은 업체로부터 4억 6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업체에 이름만 올려놓고 실제 공사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자격증 대여 피의자 : 문화재보호법 상으로는 (공사 현장에) 붙어 있으라고 돼 있어요. 하지만 다른 작업장 가서도 진행해야 할 일은 해줘요. 그러니까 24시간 풀로 붙어있을 상황은 아니에요.]

이렇게 자격증을 대여받은 문화재 보수 업체 19곳도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고질적인 자격증 대여가 문화재 부실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빌려온 대가로 한 회사마다 보통 1억 5천 정도 그냥 공돈이 지출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이걸 메워야 하겠죠. 자재를 바꿔치기 한다거나 아니면 공사 기간을 대강 대강 단축한다든가…]

경찰은 자격증 대여 기간과 공사 기간이 겹치는 국보와 보물, 사적 등 155건을 집중 조사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문화재 자격증 대여' 숭례문 단청장 등 34명 입건 암암리에 거래된 자격증…부실 부르는 문화재 비리 문화재 전문가들 … 자격증 임대 장사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