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사청문회의 쟁점은 고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상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는 데 실제로 관여했느냐의 여부였습니다. 박 후보자는 1987년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수사팀에 있었는데요. 야당은 박 후보자가 사건을 축소·은폐하는데 관여했다고 추궁했고, 여당은 당시 박 후보자가 사건에 개입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엄호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주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야당 의원들은 박상옥 후보자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몰아붙였습니다.
박 후보자가 수사 초기 고문 경찰관이 추가로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도 수사하지 않았다면 비겁한 것이고,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라며 사퇴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최민희 청문위원/새정치연합 : 87년 그 당시에 말지 기자로 현장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 조작 사건의 전 과정을 취재한 바 있습니다…. 양심과 정의감에 따라 어떻게 이 자리에 대법관 후보로 나오십니까? 저는 당장 사퇴하시는 게 맞다고 봅니다.]
박 후보자는 초기 수사 과정이 부실했던 점은 사과했지만 사퇴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박상옥/대법관 후보자 : 유족이나 국민들에게 여러 가지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 송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여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당시 말석검사로서 사건에 주도적으로 개입할 위치가 아니었다고 감쌌습니다.
[민병주 청문위원/새누리당 : 당시 시대상황을 고려해 볼 때 후보자가 상부의 수사 지침이나 지시 없이 단독으로 2차 수사 개시하거나 할 지위에 있습니까?]
[박상옥/대법관 후보자 : 별도의 독립적인 검사로서 직무를 수행할 체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자격 시비 자체가 최고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대법관직을 맡기에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부영 전 의원/청문회 증인 : 대법관은 말과 정의로만 대한민국 질서 바로잡는 곳이거든요. 그런데 왜 고문수사 은폐조작, 자신은 아니라고 해도 이런 혐의를 받는 분이 그 자리(대법관)에 가야 하나 이 말이에요.]
청문회에는 고 박종철 군의 형인 박종부 씨와 당시 수사팀 담당검사였던 안상수 창원시장 등도 출석해 증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