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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받지 않는 범인' 촉법소년 악용 사례 늘지만 대책은…

입력 2015-11-1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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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한 여성이 숨진 사건을 초등학생이 벌인 일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대상이 아닌 만 14세 이하 촉법소년에 대한 논란이 거셌었습니다. 피해자는 더할 수 없는 고통을 호소하는데, 이렇게 가해자는 없게 되는 경우…실태가 심각했는데요, 탐사플러스에서 심층취재했습니다.

김진일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한 시골마을의 초등학교.

[00초등학교 학생 : 그 형이 4학년 누나랑 심하게 괴롭혀서 전학갔다고 했어요.]

4학년 한 남학생이 같은반 여자아이를 성추행했다는 겁니다.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피해 아동의 진술서와 녹음 파일을 입수했습니다.

[피해아동 진술 : 00이가 책상 밑에서 저한테 막 너 야한 거 좋아하냐고 얘기해서 제가 싫다고 했는데, 야한 거 하자 그랬어요.]

피해를 입은 아이들은 모두 9명에 달했습니다.

[피해 목격 아동 : 우리 애 여자애들 거의 다 절반은 와 있었어. 다 당했어.]

2년 가까이 계속된 성추행은 피해 학생들이 담임 선생에게 이를 털어놓으며 드러났습니다.

[피해아동 어머니 : 소변 눌 때마다 아프대요. 얘가 왜 그러나. 그리고 나서 병원을 데려갔더니 그 안에 염증이 있고.]

현재 피해 학생들은 성추행에 의한 트라우마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

가해 학생은 전학 조치됐지만 만 10세에 불과해 어떤 형사처벌도 받지 않습니다.

[피해아동 어머니 : 엄마한테 얘긴 안 했지만, 엄마 용서 하지마. 딸이 그래요. 절대 용서 하지마. 절대 용서 못 해.]

우리 형법 9조에 따르면 만 14세 미만은 사리분별이 완전하지 못한 '형사미성년자'로 분류돼 형사 처벌대상이 아닙니다.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에겐 보호처분이라도 내릴 수 있지만, 10세 미만엔 그 어떤 처분도 없습니다.

지난 10월 경기도 용인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 5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범인은 이 아파트에서 사는 9살 초등학생으로 밝혀졌지만, 형사처벌은 물론 보호처분 조치 대상도 안 돼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실제 촉법소년 규정을 악용한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남자 두 명이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와 금고로 향합니다. 손쉽게 금고문을 열고선 현금과 상품권을 챙겨 달아납니다.

송파구 일대 편의점과 음식점 11곳을 털다 경찰에 잡힌 이들은 중학교 2학년생 7명.

그중 4명은 만 14살이 안 돼 처벌 없이 풀려났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풀려난 지 하루 만에 다른 식당을 털다 또 경찰에 붙잡혔지만 역시 형사 처벌할 방법은 없습니다.

범행을 저질러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겁니다.

실제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의 수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2011년 363명에서 지난해 479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만큼 피해자들도 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쉽지 않습니다.

지난 6일 새벽 강도를 당한 택시기사 61살 양모 씨. 머리가 찢어지고 다리가 부러지는 등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지만, 정신적인 충격이 더 큽니다.

[양모 씨/피해 택시기사 : 심리적으로 너무 충격을 크게 받아서 자꾸 악몽을 꿔요. 살려달라고.]

미리 준비한 둔기로 양씨를 무자비하게 폭행한 이들은 중고등학생 4명. 그 중 한명은 만 13세로 택시 강도를 하고도 아무 처벌 없이 풀려났습니다.

[양모 씨/피해 택시기사 : 내가 차에 못 올라탔으면 죽었다고 봐야지. 다시 직업전선으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최근 불거진 촉법소년 논란으로 형사 처벌 대상 연령을 하향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임준태 교수/동국대 경찰행정학 : 중학교 1학년이나 초등학교 6학년 정도면 자기 행위 결과에 대해서 옳고 그름, 용인되는지 금지되는지 알 수 있는 나이입니다.]

실제 국내 한 여론 조사에서도 형사책임 연령을 하향조정하는데 찬성하는 의견이 62.6%로 우세했습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여전합니다.

[권일남 교수/명지대 청소년지도학 : 역설적으로 말씀드리면, 미성숙한 아이기 때문에 처벌이라는 요인으로 더 많은 스트레스와 압력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올바름을 균형 있게 판단하기에는 더 어렵지 않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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