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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인 '물밑 접촉' 하루 만에…5·26 회담 성사 배경은

입력 2018-05-28 08:04 수정 2018-05-2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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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토요일 5·26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 정보라인 사이의 물밑 접촉으로 추진 하루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회담이 마련된 배경과 주요 내용, 앞으로 예상되는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 등에 대해 취재기자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박현주 기자, 이틀 전 남북 정상회담은 양측의 각각 유일한 배석자였던 서훈 국정원장과 김영철 통일 전선부장 간의 협의가 첫 발단이 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초 정상 간 핫라인을 통해 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청와대는 우리 측 국정원과 북측 통일전선부 사이에 마련된 소통 채널을 통해 접촉이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실제 접촉이었는지 전화 통화였는지 "구체적인 소통 방법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박 기자가 말한 남북 정보라인 사이의 물밑 접촉에서 회담을 먼저 제안한 것은 북측인 것이죠?

[기자]

김영철 부장이 서훈 원장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구상인데 격의없는 소통을 한번 갖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합니다.

이에 서훈 원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이 우리 측 관련 부처 장관들과 협의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고요. 문 대통령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회담 준비가 급물살을 탔습니다.

25일 밤부터 26일 오전까지 실무 준비를 하고 26일 오후에 두 정상이 마주앉은 것이니 꽤나 숨가쁘게 진행된 셈입니다. 문 대통령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제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하였습니다.]

[앵커]

두 정상이 만났다는 사실은 회담이 모두 끝난 토요일 저녁 그리고 회담에서 오간 내용은 그 다음 날인 어제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뒤늦게 발표를 했습니다. 회담 자체가 극도의 보안 속에서 진행됐어요.

[기자]

네, 회담 자체도 북측의 요청으로 종료된 지 3시간 뒤에야 발표가 됐고요. 그 내용도 이튿날이 돼서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습니다.

이렇다보니 문 대통령이 판문점으로 가는 길 자체도 극비였습니다. 소리가 크게 나는 헬기를 이용하지 않고 문 대통령은 은색 벤츠 차량을 타고 판문점으로 갔습니다.

경찰에도 알리지 않고 교통 통제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촬영 인원도 청와대 전속팀 소수만 따라갔습니다.

[앵커]

회담이 열린 '통일각'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북측 구역으로 넘어가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어요.

[기자]

네, 지난달 4·27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권유로 10초동안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간 모습이 주목을 받았는데요.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북측으로 넘어가 약 두 시간을 머물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이를 직접 언급했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 4·27때도 외신들이 꼽아놓은 명장면 하나가 10초 동안 깜짝 넘어온 것이었는데… 앞으로 이야기가 좋은 결실이 꽃펴야 하고 좋은 열매를 키워가는 가을에 평양을 한번 오시면 성대하게 대통령을 모시겠습니다.]

회담이 열린 '통일각'은 지난달 4·27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우리 측 '평화의 집'과 같은 기능을 하는 곳입니다.

통상 우리 측 '평화의 집'과 북 측 '통일각'을 번갈아가며 회담을 여는데요.

공개된 사진을 보면 내부가 대리석으로 장식돼있고 백두산 천지 그림도 걸렸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에 공개된 사진과 영상을 보면 두 정상이 한 달 전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확실히 좀더 가까워진 느낌이 듭니다.

[기자]

두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작별 인사를 하면서 왼쪽, 오른쪽, 또다시 왼쪽 이렇게 3번의 포옹을 했습니다.

4·27 정상회담 때보다 포옹 횟수도 한 회 늘어났고 표정도 훨씬 밝아졌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두 번째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 대화도 다시 탄력을 받지 않겠습니까?

[기자]

네, 앞서 북한은 남북 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습니다.

한미 연합 공중훈련 맥스선더 훈련과 태영호 전 북한 공사의 발언 등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지난 17일에는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격적으로 5·26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남북 대화가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는데요. 당장 오는 금요일인 다음달 1일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요. 이어서 군사당국자 회담, 적십자 회담을 비롯한 부문별 회담들도 이뤄질 계획입니다.

이로써 잠시 삐걱댔던 남북간 판문점 선언 이행에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대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일단은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볼 수 있겠죠?

[기자]

네,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만남에서 비핵화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주말 사이에 "회담 준비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정상회담을 다시 열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밝혔는데요.

경호와 회담 형식 등에 대한 북미 간 사전 실무접촉이 이뤄지고 있는만큼 이 결과에 따라 최종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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