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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세계를 움직였다…'연설이 무기' 젤렌스키 극장

입력 2022-04-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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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끔찍한 전쟁범죄에 함께 맞서달라"고 세계 각국을 상대로 23번이나 연설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지지의 박수와 함께, 돈과 무기지원이 쏟아졌습니다. 우리 국회에서도 내일(11일) 연설을 하는데요.

세계를 움직인 젤렌스키의 호소, 월드뉴스W 윤설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그래미상 시상식에 턱시도가 아닌 군복 티셔츠 차림으로 나타난 이 사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전쟁. 음악보다 더 반대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폐허가 된 도시의 침묵, 사람들은 죽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별똥별 대신 날아오는 로켓을 그림으로 그립니다.]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후 젤렌스키 대통령은 세계를 무대로 부지런히 연설을 했습니다.

유럽 연합, 영국, 폴란드, 캐나다 등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무려 23번이나 나섰습니다.

거의 매일 세계 어딘가에서 명분없는 전쟁을 멈추게 해달라는 호소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연기자 출신의 젤렌스키는 청중을 사로잡는 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의 종'이라는 드라마에서 갑자기 대통령이 돼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역할을 맡아 국민적 인기를 얻었습니다.

[드라마 '국민의 종' : 바질리 고로보로드코씨?]

[드라마 '국민의 종'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네.]

[드라마 '국민의 종' :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젤렌스키는 폭격과 암살 위협에도 수도 키이우에 남아 전쟁을 지휘했습니다.

수염도 깎지 않은 채 늘 같은 색깔의 티셔츠 차림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나는 여기 키이우에 있습니다. 무기를 내려놓지 않을 것입니다.]

상대국가에 따라 맞춤형 소재로 청중들의 마음을 공략합니다.

미국에선 9.11 테러와 진주만 공습을

[미국 의회 연설 (현지시간 3월 16일) : 2001년 9·11을 기억해 보십시오. 악마가 도시를 전쟁터로 만들었습니다.]

일본에선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언급했습니다.

[일본 국회 연설 (지난 3월 23일) : 체르노빌 원전이 (러시아의) 지배 아래 놓였습니다. 사고가 있던 원전을 상상해 보십시오.]

짧은 연설이 끝나면 세계 각국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습니다.

미국은 연설 직후 8억달러 어치의 무기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고 영국에선 1600여대의 대전차 미사일 추가 지원을 밝혔습니다.

11일 우리 국회에서도 연설을 하면 인도적 지원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24번째 연설입니다.

하지만 젤렌스키의 연설 횟수가 늘어나는만큼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는 전쟁의 고통도 길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적극적 개입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젤렌스키 외교력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무성/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동전의 양면 같은 거죠. 전쟁을 조속하게 끝내거나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고통을 경감시켜주는 데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는 시간을 두고…]

'젤렌스키 극장'은 그가 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일는지도 모릅니다.

(화면출처 : 젤렌스키 인스타그램)
(영상디자인 : 허성운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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