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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군에 옷까지 빼앗겼다"…힘겨운 '강물 위' 피란길

입력 2022-04-08 20:25 수정 2022-04-08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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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루마니아에 저희 취재진이 나가 있습니다. 연결해보죠.

신진 기자, 강변인 것 같은데, 정확히 어딥니까?

[기자]

저희는 지금 루마니아 이삭체아라는 곳에서 취재 중입니다.

루마니아 동부지역인데, 우크라이나 남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400미터 너비의 다뉴브강을 건너면 바로 우크라이나 땅입니다.

저희 취재진은 루마니아 당국의 허가를 받고 국경선의 검문소를 통과했는데요.

우크라이나 땅이 보이는 선착장까지 들어가 보았습니다.

최근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남부 연안에 공격이 집중되면서 이곳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취재를 하는 동안 루마니아 군함을 목격하기도 했고요.

배를 타고 이쪽으로 이동하는 피란민들이 최근 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아주 가까이 우크라이나가 보이는 곳인데, 우크라이나 쪽으로 건너갈 순 없는 상황이잖아요?

[기자]

네, 지금 제 뒤로 피란민들이 타고 온 배가 정착돼 있는데요.

평소 같으면 저희도 1유로만 내면, 이 배를 타고 우크라이나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외교부가 우크라이나를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했기 때문에 허가 없이 들어가면 여권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습니다.

저희는 이곳에서 우크라이나에서 건너온 피란민들을 만나보았습니다.

피란민들의 상황은 전쟁 초기보다 훨씬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리포트로 보시겠습니다.

강 건너편으로 우크라이나 국경 검문소가 보입니다.

여객선 한 대가 하루에 8번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땅을 오고 갑니다.

저쪽 우크라이나에서 배를 타면 10분 만에 루마니아로 건너올 수 있습니다.

이제 곧 피란민들을 태운 배가 이 선착장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피란민 100여 명을 태운 배가 들어옵니다.

황급히 짐을 챙겨 빠져나온 듯, 피란민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찰스 지젤/자원봉사자 : 많은 피란민들이 빈손으로 이곳에 옵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습니다.]

춥고 배고픈 아이들은 울음을 터뜨립니다.

하루에 많게는 1000명이 넘는 피란민이 이곳 국경검문소를 통과합니다.

[알렉산드르/자원봉사자 : 최근 피란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의) 미콜라이우 공격 때문입니다.]

피란민들은 러시아군의 공격은 가까스로 피했지만, 앞으로가 막막하다고 말합니다.

[크리스티나/우크라이나 피란민 : 돈도 없고 가족들을 도와야 합니다. 독일로 가야 하는데 여권 처리 등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최근 국경을 건너는 피란민들은 대부분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는다고 합니다.

[찰스 지젤/자원봉사자 : 50㎞ 거리를 오는 데 10시간이나 걸린 경우도 있습니다. 러시아 군인들이 그들의 옷을 빼앗아 거리에 던졌습니다.]

이들을 보듬는 건 전 세계에서 몰려든 봉사자들입니다.

IT 기업 대표인 찰스도,

[찰스 지젤/자원봉사자 : 모든 피란민 가족들이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에게) 학대를 당하거나, 지인이 죽음을 당한 경우가 많습니다.]

유명 식당을 운영하는 데니스도,

[데니스/자원봉사자 : 처음엔 작게 시작했지만 이제 거의 음식 공장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3만명에게 음식을 제공했습니다.]

통역을 돕거나, 요리를 만들어 주는 등 피란민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모두의 바람은 단 하나, 전쟁이 끝나고 일상을 되찾는 겁니다.

[니콜/우크라이나 피란민 : 전쟁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가야겠죠. 제 삶을 이어가고 사람들을 도울 겁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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