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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십억 들인 '6차로', 9년째 방치…왜?

입력 2018-02-28 21:36 수정 2018-02-28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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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수십억 원을 들여 완공한 왕복 6차선 도로가 일부 주민들이 반대해서 9년째 개통이 미뤄진 곳이 있습니다. 지난 달부터 인근 신도시 입주가 시작됐는데, 폐쇄된 도로 개통을 놓고 일부 주민들의 갈등도 커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화성 신도시 송산그린시티 신축공사 현장입니다.

올해까지 아파트 4000세대, 2년 후에는 모두 8000여 세대가 입주해 유입될 인구만 3만 여명입니다.

그런데 신도시에서 시화호에 설치된 다리를 건너 안산 반월공단으로 이어지는 이정표마다 진입 금지 표시가 붙어있습니다.

이 때문에 반월공단 방면으로 가려면 반대쪽으로 수 km를 돌아가야 합니다.

길이 2.5km 왕복 6차선 도로가 완공된 것은 지난 2009년입니다.

사업비 70억 원을 들여서 이 도로가 개통됐는데요.

벌써 올해로 9년째 이렇게 진입로 곳곳에는 차량진입을 막는 플라스틱 방호벽이 세워져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차들이 다녀야 할 도로에는 자전거들이 달리고 중앙선 한 가운데에서 체조를 하고 마라톤 연습도 합니다.

소유와 관리 권한이 있는 안산시가 도로를 폐쇄하면서 해당 도로는 10년째, 아파트 주민들의 휴게공간이 됐습니다.

안산시 측은 도로 폐쇄 이유로 아파트 주민들이 소음과 먼지 등 민원을 제기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입니다.

[안산 아파트 주민 : 지금 조용히 살았는데 저걸 개방해버리면 차가 많이 왔다갔다하면 시끄럽잖아요. 아파트가 시끄러워서 값어치가 떨어지지. 도로 개통되면 시끄러우니까.]

폐쇄 구간은 전체 2.5km 중 약 1km에 이릅니다.

이렇게 횡단보도부터 신호등, 각종 이정표까지 도로의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지만요.

10년 가까이 방치되다보니 이렇게 시설물 곳곳에서는 낡고 부식된 흔적이 엿보입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화성 신도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화성 신도시 주민 : 바로 좌회전해서 가면 5분 거리에요. 다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개통을 안 한다는 그 자체가 저는 이해가 안 돼요. 혈세로 지어진 도로 잖아요.]

신도시 입주 예정 주민들은 도로 개통을 위해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제기하고 나서고 있습니다.

[화성 신도시 입주 예정자 : 상업지구 활성화 되면 교통이 더 혼잡해지기 때문에, 안산시와 화성시가 좀 협의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신도시 관할 지자체인 화성시가 해당 사안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화성시청 관계자 : 안산시 건설과에 내용은 전달을 했답니다. 안산시 지구단위계획이기 때문에 우리 시에서 왈가왈부할 입장은 안 된다. 주민들 의견을 전달할 뿐이지.]

안산시는 이미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된 도로를 다시 개통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안산시청 관계자 : 당시에 아파트 지을때 도로를 폐쇄한 거거든요. 주민들이 요구해가지고, 당장 또 그렇게 (개통)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신도시 조성과 도로 건설을 허가한 국토교통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안산시가) 자기들이 알아서 처리하겠다 그래서 인수를 해갔거든요. 저희가 나서는 게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얘기를 해보자 그 수준이지 '해라'가 안 되니까요.]

도로 개통을 두고 두 지자체가 손 놓고 있는 사이, 양쪽 주민 갈등의 골도 더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양쪽 지자체는 물론이고 다리 건설과 신도시 조성을 허가한 정부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인턴기자 :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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