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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구속이 남긴 숙제, '정치검찰'…제도개혁 목소리

입력 2017-01-2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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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기춘 전 실장은 야당으로부터 이른바 공작정치의 중심에 있다, 이런 비판을 받아왔지요. 그런 점에서 김 전 실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커 보입니다. 심수미 기자와 의미를 좀 짚어보겠습니다.

심수미 기자, 이번 정부에서 각종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 뒤에 김기춘 실장이 있다, 이런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왔었죠.

[기자]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시작으로 매해 한두 건씩은 꼭 청와대 외압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2014년 정윤회 국정개입 사건은 박 대통령이 직접 "문건 유출자를 엄벌하라"고 촉구하면서 국정개입 의혹이 아닌 '문건 유출 사건'으로 본질이 바뀌었고요.

2015년 '성완종 리스트' 수사 당시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10만 달러 수수 의혹 등이 불거졌지만, 김 전 실장은 물론 정부 핵심 인사들에 대해선 압수수색은 물론 소환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앵커]

김 전 실장이 오늘(21일) 구속된 사유는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혐의 아닙니까? 그것 말고도 여러 의혹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고. 그런 정황은 이미 특검이 많이 가지고 있는 거죠?

[기자]

네, 김 전 실장의 지시를 꼼꼼히 메모했던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 등에서 흔적이 발견돼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4년 12월 1일자 메모를 보면 '령 뜻 총장 전달-속전속결, 투트랙'이라고 나옵니다.

당시 큰 논란이 일었던 정윤회 국정개입 사건에 대해 지시를 한 대목으로 보이는데요, 문건의 진위 그리고 유출 경로를 '투 트랙'으로 빠르게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뜻을 김진태 당시 검찰총장에게 전달하라는 지시로 볼 수 있는 정황입니다.

[앵커]

김기춘 비서실장하고 김진태 당시 총장하고 전화 통화를 자주 했다, 이건 검찰에서는 잘 알려진 내용인데 그냥 전화통화만 한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수사에 개입했다는 정황도 나오고 있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조금 더 내용을 살펴보면 또 12월 2일에는 '휴대폰, 이메일, 통신 내역 범위 기간’, '압수수색' '청와대 3비서관 소환 등 협의', '검찰 수사가 알파와 오메가' 또 12월 13일엔 '문건유출 사건 막바지 금주 초-조기 종결토록 지도'라고도 적혀있습니다.

[앵커]

김영한 수석 업무 수첩에 있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사실상 수사 전반에 걸쳐 청와대가 세세하게 관여한 정황으로 볼 수 있는데요.

메모 작성자가 사정 기관을 총괄하는 김영한 민정수석이었기 때문에 김 수석에게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김기춘 전 실장 말고는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김기춘 전 실장은 2015년 초에 물러났는데, 그 이후에도 김 전 실장의 영향력이 막강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여럿 나오고 있는 거죠?

[기자]

지난해 10월까지 청와대에 있었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김 전 실장과 비슷한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데요.

청와대는 검사들의 최종 인사권을 쥐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업무 직제상으로는 상관없다고 하더라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지시나 의향을 검사들이 무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김기춘 전 실장이 등장한 게 대통령 취임 후 6개월이 지나서인데 그때부터 청와대의 검찰 장악이 계속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는 거죠?

[기자]

네. 그래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해 법조계 비리가 연이어 터졌을 때부터 나왔었는데요.

검찰 정치의 상징적 존재인 김 전 실장 구속을 계기로 개혁 목소리도 커질 전망입니다.

여러 과제가 있는데요, 먼저 검사들의 청와대 '꼼수' 파견의 경우, 현직 검사의 청와대 파견이 법으로 금지되자 사표를 냈다가 복직하는 방식으로 계속되고 있고요.

또 수사 과정이 중간중간 법무부를 통해 청와대까지 전달되는 보고 체계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앵커]

김기춘 전 실장의 검찰 장악 부분은 법무부 쪽의 어떤 경로가 있던 게 아니냐는 부분도 특검에서 보고 있다는 얘기가 있고요. 심수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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