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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면담 0번…'군 법무관' 국선변호인 직무유기 고소

입력 2021-06-07 19:48 수정 2021-06-07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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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사건에 과연 누가누가 얽혀 있는지 계속 따져봐야 합니다. 한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언제든 반복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애초 가해자가 주목받았지만, 이후 상사와 준위가 등장했습니다. 강제추행 사건 다음 날 이 중사를 불러 "가해자의 인생이 불쌍하지 않느냐"라고 회유했다고 의심되는 인물들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국방부는 비행단의 지휘 라인과 공군 수뇌부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열어놨습니다. 나아가 공군 군사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부실한지도 집중해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 중사 측이었던 국선 변호인의 문제도 드러났습니다. '공군 법무관'인 변호사는, 이 중사가 숨지기까지, 단 한 차례도 직접 면담하지 않았습니다. 유족 측은 이 국선 변호인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숨진 이 중사의 유족이 사건 관계자를 직접 고소한 건 이 중사를 회유한 직속 상관 등을 강요 미수 혐의로 고소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쨉니다.

[김정환/변호사 : (국선변호인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소하는 것은 알려졌는데 묵과할 수 없는 다른 혐의사실이 있어서 고소에 이르게 됐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공군본부는 강제 추행 사건이 벌어진 뒤 엿새 만인 지난 3월 9일, 이 중사의 국선 변호인을 선임했습니다.

공군본부 법무실 소속 군 법무관입니다.

유족 측은 국선 변호인이 이 중사가 숨질 때까지 단 한 번도 직접 면담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몇 차례 오간 전화통화와 문자 메시지에서도 피해자 보호를 위한 노력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고 이모 중사 아버지 (지난 1일) : 국선변호사한테 물어보니까 예? 왜 제가 그런 일을 하느냐고 그런 식으로 반문하는 거예요. 우리 딸 아이가 이렇게 되고 아버지 어머니가 분노해서 원통한데도 그 이후에 어떤 식으로 행동했냐고 물어보니까 어떻게 해야 되냐고 거꾸로 물어봐요.]

이 중사가 도움을 요청할 때마다 국선변호인은 자신의 결혼과 신혼여행, 이후 자가격리 등 개인적 사정을 대며 미뤄왔다는 겁니다.

한 공군본부 관계자는 "피해자 입장에선 부족할 수 있겠지만 국선 변호인도 열악한 환경에서 나름대로 노력했다"면서 "통화만 보면 9차례, 문자 등 모두 21차례 연락을 취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공군이 놓친 부분은 또 있습니다.

여성 피해자에게 여성 변호인을 우선 배정해야 한다는 지침을 어기고 남성 군 법무관을 지정해줬을 뿐 아니라 군의 범죄 피해자 지원 예산으로 군 법무관이 아닌 민간 변호사를 선임할 수도 있지만 이런 내용은 안내하지 않은 겁니다.

현재 각 군에서 국선 변호를 맡는 여성 법무관은 육군에 50명, 해군과 해병대에 3명이 있지만 공군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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