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통령 친인척이 그것도 집권 2년차에 검찰에 불려나온 건 참고인 신분이라 해도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올해 초 박지만 씨가 미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보도됐을 땐 말 그대로 설에 불과했던 정윤회-박지만 두 사람의 이른바 권력 암투 의혹이 이번에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결국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됐습니다.
이승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취재진 앞에 선 박지만 EG 회장은 쏟아지는 질문에 극도로 말을 아꼈습니다.
[박지만 회장/EG : (정윤회 씨와 권력 암투설이 있는데 어떤 입장이십니까) …]
발단이 된 건 지난 3월 시사주간지 보도였습니다.
지난해부터 누군가 박 회장을 미행해, 붙잡아 조사해 봤더니 정윤회 씨가 시켰다는 진술이 나왔다는 겁니다.
[김지영 취재2팀장/시사저널 : 박지만 회장과 정윤회 씨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저희가 취재하는 과정에서 미행 사건을 알게 됐고 그래서 보도하게 된 거거든요.]
정 씨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한 데다, 미행자 진술이 담긴 자술서도 실체가 확인되지 않아 크게 주목받진 못했습니다.
정 씨는 지난 7월 해당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박 회장은 이때만 해도 여론의 관심에서 한 발 비켜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윤회 씨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청와대 문건이 보도되면서 중심 인물로 급부상했습니다.
문건 유출의 배후로 지목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박 회장과 가깝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 회장과 정 씨 간 권력암투설이 일파만파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박 회장은 자신이 자꾸 거론되자 정 씨가 끝까지 거짓말하면 그땐 직접 나설 것이라는 말까지 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정 씨도 박 회장과 대질신문을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정윤회/(지난 11일) : (불장난에 춤을 춘 배후는 누구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시면 알 겁니다.]
결국 권력 암투설과 미행설의 실체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박 회장은 미행설 보도 아홉 달 만에, 그것도 56번째 생일날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