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발달 장애인들은 성인이 돼도,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어린 아이의 모습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식이 집을 나서면 더 마음을 놓지 못하는데요. 아프다는 표현도 어려운 발달 장애인들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국토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오선민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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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만 자란 '어른 아이'
자식보단 하루만 늦게 죽겠다는 '엄마들'
함께 용기 낸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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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다리로 한 발 한 발 내딛습니다.
넘어질까 옆 사람 손을 더 꼭 잡습니다.
힘든 것을 잊으려 콧노래도 불러봅니다.
[나는 개똥벌레. 어쩔 수 없네]
[(끝까지 하자) 네, 알겠습니다!]
발달 장애인 15명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국토 대장정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9일 청와대 앞을 출발했고 25일 동안 대전, 대구를 거쳐 500km를 걸었습니다.
덩치는 크지만 5살 아이와 비슷한 어른들입니다.
차도에서 언제 어떻게 사고가 날지 알 수 없습니다.
[우로 밀착. 앞에도 자전거 뒤에도 자전거.]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제천석 : 다 좋습니다. 낙동강이 멋있어요.]
살은 벗겨지고 물집이 터져 나갔습니다.
[김현옥/이현준 씨 어머니 : 얘는 뒤꿈치로 안 걷고 앞만 가지고 걷거든요. 신발 보면 한쪽으로 싹 다 닳아버린 거죠.]
아프다는 표현도 잘 못하는 장애인들, 매일 밤 숙소에서야 몸 상태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아파요? (진짜 아파요.) 굳은살 다 벗겨졌네.]
부모들은 아이들이 조금만 더 힘내주기를 기도합니다.
[고향순/원은하 씨 어머니 : 지금같이만, 지금같이만 해주면 돼요.]
그렇게 25일이 지나고, 종착지가 다가왔습니다.
[나 눈물 날 거 같아요.]
[도착입니다. 다왔어요.]
가족들은 끝까지 걸어준 아이가 대견하고 또 대견합니다.
완주 약속을 지킨 장애인들도 스스로가 자랑스럽습니다.
[기분이 많이 좋아요.]
[너무 기쁘고 대견합니다.]
(영상디자인 : 김석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