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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없는 세상"을 외치다…장애인 '오체투지' 행진

입력 2018-04-1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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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두고 77명의 중증 장애인이 서울 광화문 차도 위를 기어가는 '오체 투지' 행진을 벌였습니다. "차별받지 않고 일반인과 섞여서 평범한 삶을 살게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최하은 기자입니다.

 

[기자]

보호대 찬 무릎으로 찬 길 위를 기어갑니다.

이조차 어려운 사람은 몸을 굴려 앞으로 나아갑니다.

서울 광화문 앞 차도를 지나는 행렬 가운데 두 발로 걷는 사람은 없습니다.

몸의 다섯 부분을 땅에 대고 절하는 이른바 '오체투지' 행진입니다.

행진에 참가한 77명 모두 중증장애인입니다.

그동안 일상처럼 겪어온 차별과 억압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외치려 나섰습니다. 

움직이기 힘든 몸이지만 휠체어에서 내려와 땅을 기고 몸을 굴렸습니다.

20년 넘게 장애인 이용 시설에서 지냈던 고숙희 씨는 다른 장애인들은 더 이상 이런 생활을 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고숙희 : 아무 이유도 모르고 맞았어요. 시설을 나오니까 내가 이 세상에서 숨 쉬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65살 박명애 씨는 평생 자신을 돌본 어머니를 생각하며 두 팔로 기었습니다.

[박명애 : 이 자식 놓고 우리 엄마는 힘들게 사셨는데 다른 어머니들은 그렇게 사시면 안 되지 않습니까…]

이들은 청와대를 향해 한 뼘씩 나아가며 일반인들과 똑같이 배우고 일할 기회를 달라 외쳤습니다.

행진을 마친 뒤에는 전국에서 모인 장애인과 가족 수백 명이 밤새 농성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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