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비례대표 경선에서 얻은 표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동일 IP에서 중복으로 투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 전체 온라인 투표도 과반이 중복투표여서 총체적 부정선거 양상이 드러났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공무원과 군인의 당원 가입 여부에 대한 수사도 시작됐습니다.
성화선, 조민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4.11 총선을 앞두고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자 온라인 투표가 한창이던 지난 3월.
전남지역 특정 IP를 통해 286명이 투표했는데 모두 A 후보를 찍었습니다.
제주에서도 한곳에서 170명이 찍었는데 B 후보의 몰표였습니다.
이처럼 같은 IP에서 중복으로 투표된 게 전체 온라인 투표의 과반인 51.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이석기 의원은 온라인 득표의 58.8%가 이같은 중복 투표였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가족, 친지가 한 컴퓨터로 투표했을 수도 있지만 수십, 수백건씩 중복투표가 이뤄진 점은 총체적 부정선거 양상을 드러낸 것이라고 검찰은 덧붙였습니다.
또 온라인 투표자 가운데 예순살 이상이 1천 200명 가까이 되고 아흔살이 넘는 노인 2명이 포함된 것도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IP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고유한 인터넷 주소를 뜻하며 보통 컴퓨터마다 각각 다른 IP주소가 할당됩니다.
검찰은 중복 투표가 이뤄진 지역 검찰청에 사건을 배당하고 관련자 소환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자체 진상조사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며 "검찰의 모든 조사에 불응하겠다"고 반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