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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에 눈물 흘린 '2인자 집단'

입력 2012-08-06 09:30

게이·파월 한계 확인…블레이크·게이틀린도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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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파월 한계 확인…블레이크·게이틀린도 역부족


볼트에 눈물 흘린 '2인자 집단'

지구촌 광속 '인간 탄환'을 가리는 런던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승이 벌어진 5일(현지시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

어느 국제대회 100m에서도 좀처럼 찾기 어려운 조합이 완성됐다.

7레인에 선 강력한 우승후보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 바로 옆으로 6레인에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의 이 종목 우승자 저스틴 게이틀린(30·미국)이 자리했다.

그의 옆 6레인에는 지난해 대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볼트가 실격한 틈을 타 새로운 챔피언에 오른 요한 블레이크(23·자메이카)가 똬리를 틀었다.

3레인에는 100m 9초대를 무려 75차례나 뛴 '무관의 제왕' 아사파 파월(30·자메이카)이, 4레인에서는 2007년 오사카 세계대회 단거리 3관왕이자 전날까지 역대 100m 2위 기록(9초69)을 보유한 타이슨 게이(30·미국)가 뛸 준비를 마쳤다.

3번부터 7번 레인까지 당대 최고 선수들이 나란히 서 출발 총성을 기다린 것이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주최하는 메이저대회인 다이아몬드리그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볼 수 없는 진기한 광경이다.

선수들은 IAAF 주관 대회를 가려서 출전하기 때문에 라이벌과 한꺼번에 만나지는 않는다.

또 2년마다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를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도 많다.

하지만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만큼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금메달을 꼭 따기 위해 전력질주하다 보니 결승에서 모두 만나게 됐다.

금메달이라는 똑같은 목표를 위해 섰으나 이날 가장 빛난 볼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4명은 '화려한 병풍' 노릇에 만족해야 했다.

볼트가 등장하기 전까지 세계기록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앞당기며 양대 산맥 노릇을 해왔던 게이와 파월은 한계를 확실히 드러내며 백기를 들었다.

게이는 결승에서 9초80을 찍고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고, 파월은 다리 근육통 탓에 경기 막판 사실상 레이스를 포기하고 11초99에 머물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여러 차례 볼트의 벽에 가로막혀 2인자로 전락한 이들로서는 또 벌어진 무참한 결과에 고개를 숙였다.

둘을 대신해 볼트의 대항마로 떠오른 블레이크와 게이틀린도 역부족이긴 마찬가지였다.

대구 세계육상대회 때 볼트의 실격으로 100m 금메달을 딴 나머지 '호랑이 없는 곳에서 왕이 된 여우'라는 달갑지 않은 얘기를 들었던 블레이크는 개인 최고기록을 9초75까지 줄였고, 자메이카 대표 선발전에서는 100m와 200m에서 모두 볼트를 따돌리며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정작 올림픽 금메달이 걸린 결전에서는 처음부터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볼트에 완패, 체면을 구겼다.

약물 복용으로 4년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2010년 복귀한 게이틀린도 볼트의 위대함을 톡톡히 경험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게이틀린은 예선부터 가장 좋은 기록을 내며 이변을 일으키는 듯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몸 풀듯 뛰는 예선에서 9초97을 찍은 데 이어 준결승에서는 9초82로 단축하고 전체 1위로 결승에 올랐다.

게이틀린은 결승에서 볼트와 한 때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으나 50m가 지나면서 '학다리'로 쭉쭉 치고 나온 볼트에게 밀려났고 결국 3위로 피니시라인을 끊었다.

볼트가 라이벌이 총집결한 이번 대회 100m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2인자 집단의 애꿎은 운명도 더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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