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풍력발전소 하면 친환경, 무공해라는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그러나 실상은 다릅니다. 사람과 자연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먼저 전남 영암과 완도의 사례를 김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밤이 찾아왔지만 마을 뒷산 풍력발전기는 쉬지 않고 돌아갑니다.
초속 0.5미터의 약한 바람에도 발전기가 돌아가면서 미세한 소음이 발생합니다.
그중엔 사람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 100헤르츠 이하의 저주파 소음도 포함돼 있습니다.
발전기 바로 아래 집에선 창을 닫아도 10데시벨이 넘는 저주파 소음이 포착됩니다.
[승무 팀장/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인간공학팀 : 이런 생활에 계속 노출이 되면 건강상의 장애가 있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됩니다.]
초기엔 멀미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데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이명이나 공황장애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김영희/각동마을 주민 :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막 머리도 아프고, 무슨 일을 하면 의욕이 없고요.]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발전기까지의 거리는 550미터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를 규제할 근거는 전혀 없습니다.
[최두복 과장/영암군 투자경제과 : 법적으로 하자가 없기 때문에 저희들이 참 다루기가 난해합니다. 발전회사에서 (주민과) 적절하게 협의를 좀 해라 얘기만 할 뿐입니다.]
사람만 문제가 아닙니다.
광어를 기르는 박일웅 씨는 양식장에서 175m 떨어진 곳에 풍력발전소가 추진되면서 생계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광어의 특성 때문입니다.
[박일웅/광어 양식업 : 스트레스를 받아 떠다니거나 밥을 안 먹거나 하면 성장이 떨어지고 폐사가 생기고 하죠.]
하지만 완도군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결국 최근 박 씨는 개발 허가를 취소해 달라며 전라남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