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애견훈련소에서 석 달 동안 50마리가 넘는 개가 폐사했습니다. 애견훈련소 측은 인근에 있는 철도 공사현장의 소음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공사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정말 공사장의 소음이 훈련견들의 죽음에 영향을 미친 건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울주군에 있는 애견 훈련소입니다.
경찰견과 인명 구조견 등 200여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입구에 '공사를 중단하라'는 경고 팻말이 늘어서 있습니다. '구조견을 살려달라'는 글을 목에 건 훈련견도 보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곳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 사이 50마리 넘는 개가 죽어 나갔습니다.
새끼 강아지가 죽은 채로 태어나거나 온순하던 개들이 서로 공격하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이채원/훈련소장 : 초창기에는 애들 성격이 왜 이러지, 애들이 자꾸 성격이 포악해지고 있지 그러다가 한 애가 죽고 또 툭 죽고 그러더라고….]
훈련소 측은 인근의 철도공사 소음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부산에서 울산을 잇는 철로 복선화 공사가 지난해 6월 시작됐고 이후부터 훈련견들의 상태가 나빠졌다는 겁니다.
야트막한 산을 사이에 두고 있는 훈련소와 공사장 간의 직선거리는 약 460m입니다.
공사장에서도 개 짖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릴 정도입니다.
작업이 계속될수록 발파 지점은 훈련소 쪽으로 가까워집니다.
[이채원/훈련소장 : 한번 땅 때리면 애들이 깜짝 놀라서 그냥 뭐지 한번 하고 한번 짖으면 끝날 건데 이거를 계속하면 스트레스 쌓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죠.]
그러나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공사 소음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합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관계자 : 산 반대편 쪽에 공사를, 그것도 조금 뚫다가 중지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전문가들 사이에선 낯선 소음과 죽음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정훈 교수/삼육대 동물자원학 : (소음의) 근원지를 모르다 보니까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행동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이 듭니다.]
훈련소 측은 법원에 공사를 중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1월부터 공사는 중단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