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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소변에 구토…'응급실 추태' 술 취한 그들

입력 2015-10-2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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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취자들을 상대하는 경찰관들의 고충은 익히 들어 아실 텐데요. 경찰서에서뿐만이 아닙니다. 응급실에도 주취자 관리를 위해 상주하는 경찰이 있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주취자들의 온갖 추태는 더 위험할 수밖에 없겠죠. 이곳에 근무하는 경찰과 하루를 동행해봤습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은 서울의 한 병원 응급실입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요, 응급실 입구에 이렇게 경찰관석이 마련돼 있습니다. 경찰관과 의료진이 함께 만취자를 관리하는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곳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각이 밤 11시인데요. 밤사이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지켜보겠습니다.

취객 한 명이 들것에 실려 응급실에 들어옵니다.

[신용찬 경위/서울 중랑경찰서 생활안전과 :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이름? 소지품 뭐 있어요?]

경찰관은 취객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지문을 조회합니다.

온몸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취객.

[김윤권 의사/서울의료원 응급의학과 : 제일 아픈 데가 어디에요? 제일 아프신 데.]

의료진은 취객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봅니다.

[심성민 경위/서울 중랑경찰서 생활안전과 : 길거리에서 술을 드시고 쓰러져 계시니까 지나가는 시민이 신고하신 거죠.]

잠에서 깬 취객이 주사 바늘을 뽑겠다고 소동을 벌입니다.

[심성민 경위/서울 중랑경찰서 생활안전과 : 술 깨시라고 술. (아무리 술을 먹어도 공과 사를 분명히 하거든. 그런데 이게 아니거든)]

지금 시각은 새벽 3시입니다. 일반 응급환자와 분리돼 만취자를 관리하는 응급실입니다. 한번 들어가보겠습니다. 바닥을 볼까요. 운동화 한 켤레가 널브러져있고요 환자복도 떨어져 있습니다.

의료진이 이용하는 책상 뒤를 살펴보겠습니다. 병원과 어울리지 않는 등산화와 등산용 스틱이 있습니다.

조용했던 응급실도 잠시.

[취객 : 나 화장실 좀 가야 해. (이쪽으로 오세요)]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는 취객을 일으켜 병상으로 옮기자 소변이 아래로 떨어집니다.

한 젊은 취객은 병상에 누운 채로 구토를 합니다.

무엇보다 경찰을 힘들게 하는 건 주취자들의 폭행입니다.

알몸의 취객이 난동을 부리고 경찰은 이를 제압하다 함께 쓰러집니다.

[신용찬 경위/서울 중랑경찰서 생활안전과 : 술 드시고 와서 본인도 모르는 상태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그런데 경찰과 인터뷰를 하는 사이 잠에 깬 취객이 응급실에서 나옵니다.

[신용찬 경위/서울 중랑경찰서 생활안전과 : 술 좀 깨셨어요? (네.) 가셔도 되겠어요?]

취객은 진료비를 계산하기 위해 수납 창구로 걸어갑니다.

[취객 : (어디서 피가 묻으셨어요? 어디서 다치셨어요?) 기억이 안 나네요. (들어오신 건 기억나세요?) 잘 모르겠네요.]

계산을 끝내자마자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집니다.

이곳은 서울역 인근입니다. 아직 해가 지기 전인데도요 만취한 취객이 머리를 다친 채 이렇게 길거리에 쓰러져 있습니다.

경찰이 길거리에 쓰러진 취객의 신원을 확인합니다.

경찰은 3년 전부터 서울 지역 공공의료기관 4곳에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선 경찰서와 병원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다친 취객을 관리하기 위해서입니다.

[권언혁 경위/서울 종로경찰서 생활질서계 : 의료진과 협의해서 인계하는 것을 중간에 매개 역할을 하기에 지역 경찰에서도 상당히 업무 경감이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 취객이나 노숙인들이 이 제도를 악용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용찬 경위/서울 중랑경찰서 생활안전과 : 여기 병원에 오신 적 있죠? (있어요. 서울의료원이죠? 오케이!)]

주취자 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한 취객이 하루 평균 21명입니다.

사고와 범죄에 노출된 취객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단순 취객은 또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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