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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 받고 붕괴 위험까지…애물단지로 전락한 '육교'

입력 2015-08-1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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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육교, 붕괴 위험에 처한 육교. 이렇게 애물단지가 돼고 있는 육교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고석승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의 천천육교.

3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11월 완공됐습니다.

확실히 완공된 지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시설도 깨끗해 보이고 이쪽에 보시면 엘리베이터도 설치가 되어 있어서 이용하기 굉장히 편리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지금 보시는 것처럼 이용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굉장히 힘든 상태입니다.

육교를 이용하는 사람이 적은 건 당초 계획과 달리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철도와 8차선 도로로 나뉜 아파트 단지를 연결하기 위해 사업이 추진됐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도로 앞에서 육교가 끊긴 겁니다.

[육교 설치 반대 주민 : 조망권도 그렇고, 방범 차원에서도 그렇고 아무나 건너와서 아파트 단지 내로 다닐 수 있다는 거죠.]

결국 직선 거리로 100미터 남짓 떨어진 건너편 아파트까지 가기 위해선 육교를 건너 다시 600여 미터를 돌아가야 합니다.

육교를 건너 맞은편 아파트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직접 재 봤습니다.

코앞에 있는 육교를 이용할 수 없다 보니 보시는 것처럼 빙 둘러 올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시간도 10분 정도 소요됐습니다.

[임민기/인근 주민 : 횡단보도가 바로 앞에 없고 많이 걸어가야 있으니까 길을 돌아가야 해서 그것 때문에 힘든 점이 있죠.]

일부 주민들의 반대 속에서도 육교 건설을 강행한 수원시의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경기 수원시청 관계자 : 저희가 설계안을 가지고 반대쪽 아파트를 만나볼 거예요. 의견을 절충해서 설계를 완료하면 금년 안에는 (연장) 착공을 할 수 있지 않겠어요?]

횡단보도와 육교를 이중으로 설치해 예산 낭비 논란을 일으키는 곳도 많습니다.

이곳은 경기도 성남시 잿넘어 육교입니다.

육교 주변에 아파트도 있고 공원도 잘 조성되어 있어서 이동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은 곳인데요.

보시다시피 육교 위로는 이동하는 사람이 전혀 없습니다. 이유는 바로 밑에 횡단보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2009년 육교를 설치한 뒤 아이들의 등하교길 안전이 걱정된다는 민원으로 육교 밑에 횡단보도를 설치한 겁니다.

10억 원의 예산을 들인 육교는 결국 찬밥 신세가 됐습니다.

[기은정/인근 주민 : 여름이라서 땀도 나고 하는데 굳이 육교 안 오르고 신호등으로 가도 될 것 같아서 그렇게 가요.]

경기도 안양시 석수동의 성혜육교, 2014년 안전점검 당시 재난위험시설 D등급으로 지정됐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보수작업 없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이쪽 육교 난간을 한 번 살펴 보면 이렇게 칠이 모두 벗겨지면서 녹이 슬거나 콘크리트가 드러나 있고요.

또 나무 바닥은 이렇게 작은 힘에도 쉽게 들릴 정도로 훼손돼서 안전사고의 위험이 굉장히 큰 상태입니다.

안양시가 예산을 확보해 육교 재가설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당장 육교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근 주민 : 툭 튀어나온 것도 있어서 걸리기도 하고 너무 낡아가지고 혹시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될 때도 많아요.]

육교 한 곳당 설치비용은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에 이릅니다.

정확한 수요 예측과 적절한 사후관리가 없다 보니 결국 주민들에게 외면받는 수십억 원짜리 애물단지만 생겨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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