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보신 것처럼 한달여 전 저희 JTBC가 보도하면서 공개된 대통령의 수상한 진료 의혹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세월호 참사 7시간과 맞물리면서 특히 관심이 큰데요. 그러자 청와대는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 집무실에 있었다고 해명을 했습니다. 관저 집무실, 그런데 취재결과 청와대 관저에는 원래 집무실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던 걸로 나타났는데요. 정치부 김혜미 기자가 관저 구조도를 직접 보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청와대에서 밝힌 내용을 먼저 살펴볼까요.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이 있었다는 곳이 정확히 어딥니까?
[기자]
지난 달 19일, 청와대에서는 공식적으로 "대통령은 관저집무실에서 여러 차례의 보고와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에는 관저 집무실, 본관집무실, 비서동 집무실이 있는데 이날은 주로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는 겁니다.
대통령의 집무실로 알려진 본관은 아니었지만, 관저 집무실에서 업무를 봤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입니다.
[앵커]
김기춘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있는 곳이 집무실이라는 얘기도 했죠. 이해가 안 가는 얘기이긴 합니다만, 관저 집무실이라는 게 박근혜 정부 들어오기 전에는 아예 없었다면서요
[기자]
취재진이 역대 정부 청와대 참모를 지낸 인사 여러 명을 상대로 취재해봤는데요. 공통적으로 "공식적으로 관저 집무실이라고 불리는 공간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통령 관저는 애초에 대통령과 가족의 생활공간으로 만들어진 곳인데요.
처음부터 업무와 사적인 공간을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기 때문에 관저에 집무실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곳은 없고, 실제로 그런 이름이 붙은 공간이 없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럼 청와대에서 말하는 관저 집무실이라는 곳은 어디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관저는 대통령의 사적 공간이기 때문에. 내부의 구조나 용도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취재를 통해 확인한 부분을 바탕으로 관저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관저는 'ㄱ자' 모양으로,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만 드나들 수 있는 문을 기준으로 내실과 외실로 구분됩니다.
청와대 핵심 참모라고 해도 청와대 외실까지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외실로 들어가면 오른쪽엔 큰 식당이, 왼쪽엔 수석들이 대면보고를 하는 회의실로 쓰이는 소접견실이 있습니다.
[앵커]
관저집무실은 어딘지 추정을 해봐야 하는 겁니까? 업무를 봤다고 하면 관저에서도 비교적 공식적인 장소, 외실쪽에 있어야 하는 걸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소접견실에는 통상적으로 책상이나 컴퓨터 등의 집기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내실을 살펴봐야 하는데요, 청와대 전직 인사들은 만약 관저에서 '집무실'이라는 이름을 붙인다면, 이곳 책상과 컴퓨터가 마련돼 있는 침실 옆 서재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쉽게 말하면 일종의 재택근무 형태가 되는 건데요, 이게 이례적인 경우인가요. 과거의 역대 대통령들이 관저에서 일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봐서….
[기자]
역대 대통령들도 관저에서 전화나 인터넷 보고를 받는 일이 더러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였다고 전하는데요.
하지만 한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경우 본관 집무실로 출근하는 비율이 절반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대부분 관저에서 일을 했다는 말인가요.
[기자]
많이 이용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앵커]
글쎄요, 세월호 참사 당일에 7시간여 동안 대통령이 있던 곳이 어찌 보면 이례적인 곳, 비상시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군요. 때문에 사실상 출근을 하지 않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거고요. 김혜미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