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유형·유통 패턴 분석해보니…'가짜 뉴스'에도 공식 있다

입력 2017-02-15 21:29 수정 2017-02-20 13:5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그간 저희 취재진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상의 가짜, 허위 뉴스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왔습니다. 쭉 모아놓고 보니 일정한 공식과 패턴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취재 기자와 함께 가짜 뉴스들을 유형별로 짚어보겠습니다.

박진규 기자, 어떤 사이트들을 살펴봤습니까?

[기자]

2월 1일부터 어제까지 2주간 친박 단체, 극우 사이트 게시판 등을 모니터링 했는데요. 기사 형태를 띠고 있는 가짜 뉴스, 또 일방적인 주장 만을 담고 있는 가짜 뉴스들을 추려봤습니다.

박사모 게시판의 경우에는 하루 평균 4, 5건씩 가짜 뉴스들이 게시되고 소비됐습니다.

[앵커]

올라온 가짜 뉴스들이 어떤 공식처럼 유형화돼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첫 번째 공식은 외신형입니다. 해외에서 이렇게 보도했다, 이런 식인데요. 가장 기본적인 가짜 뉴스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제목들만 쭉 보시죠. 프랑스와 영국의 예측, 세계 유수의 정치 석학들, 일본 유명 연구소 정치학자들, 이렇게 외신으로 포장하면 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먼저 카드 뉴스 형태를 본뜬 걸로 보입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프랑스 언론은 51%, 영국 언론은 48%로 예측했다는 건데 아무런 근거가 없습니다.

또 다른 기사 두 개를 보면 특파원이 작성한 듯한 기사 형식을 띠고 있습니다.

재밌는 건 제일 밑에 보시면 뉴욕에서 강수진 기자, 도쿄에서 박수진 기자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마지막 문장을 모두 "근거가 주목된다" 이렇게 끝내고 있습니다.

기자 이름도 유사한데, 두 가짜 뉴스를 한 사람이 작성했거나 다른 사람이 따라 했다, 이렇게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번에 '정치부회의'라는 프로그램을 보니까 어떤 외신은 비틀스의 'yesterday' 가사를 그냥 옮겨 놓은 웃지 못할 가짜 뉴스도 있더군요. 그건 어찌 보면 굉장히 원시적인 걸 수도 있고, 최근에는 더 교묘하게 만드는 가짜 뉴스가 있다는 거지요?

[기자]

네 두 번째 가짜 뉴스 유형은 짜깁기입니다. 그러니까 실제 있었던 뉴스를 가짜 뉴스를 섞는 겁니다.

과거 뉴스를 가져와서 짜깁기하기도 하는데요. '이정미 재판관 퇴임 전 결론? 과거 '탈세' 확인돼[단독]' 이렇게 써 있습니다.

제목만 보면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혐의가 새롭게 확인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2011년 3월 이정미 재판관 임명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나왔던 지방세 체납 관련 기사를 다시 써놓은 것이었습니다.

[앵커]

리포트를 보면 가짜뉴스가 집회로 이어지고, 보고서로 만들어지기도 하네요.

[기자]

네, 가짜에 가짜가 더해지는 이른바 가지를 쳐가는 가짜뉴스 형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친박단체가 디지텍고에 몰려가 항의하게 된 것도 전교조가 쳐들어가기로 했다는 가짜 정보 때문이었는데요.

이후 교장이 보수단체 SOS를 쳤다는 등 근거 없는 내용이 추가되면서 결국 오프라인 맞불집회로 이어진 건데요.

그리고 JTBC 태블릿PC 조작설도 일부 극우성향 단체에서 시작된 조작설이 호외판에 이어 보고서 형태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문제는 이런 가짜 뉴스들이 퍼져 나가는 과정이겠지요. 유통에도 특별한 패턴이 있습니까?

[기자]

일단 가짜 뉴스는 가짜인 게 밝혀져도 계속 확산된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주에 저희 취재진이 보도해 드린 바 있습니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일본을 방문해서 "한국에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 미국은 즉시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북한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가짜뉴스, 아직도 돌고 있는데요.

따져 보면 가짜 뉴스 소스가 된 일본 기사가 2월 4일에 올라왔습니다. 이걸 토대로 누군가가 가짜 뉴스로 각색을 해서 2월 5일부터 박사모 게시판에 등장을 했고요.

이것이 확산되면서 2월 7일에 한 극우매체가 기사로 작성을 했습니다. 점점 완벽한 기사 모양을 갖춰가는 거고요.

가짜로 밝혀진 지난 12일에도 한 극우사이트의 게시판에 기사가 올라왔고요. 댓글만 200개가 넘게 달렸습니다.

[앵커]

단체 채팅방, 카톡 이런 것들을 통해 유출되는 횟수는 분석조차 하기 쉽지 않잖아요.

[기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건 공유된 횟수를 볼 수 있는데 단체 채팅방 같은 경우는 볼 수가 없습니다.

[앵커]

피해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명한 소비, 이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관련기사

"전교조 쳐들어간다" 가짜뉴스에 디지텍고 몰려가 집회 '태블릿PC 조작설', 보고서 형태 '가짜 뉴스'로 확산 "고영태와 다정한 이유있다"?…손혜원, 일베 회원 고소 탄핵 정국 흔드는 '가짜 뉴스'…칼 빼든 경찰, 처벌은? 판치는 가짜뉴스·고영태 몰아가기…혼돈의 탄핵정국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