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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집에 날아든 포탄…'오발탄 공포'에 떠는 주민들

입력 2016-01-0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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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밀착카메라 순서인데요. 집안으로 포탄이 날아들어오는 곳이 있습니다. 미 군사 훈련장 주변에 사는 주민들 이야기입니다. 포탄뿐 아니라 소음과 진동으로도 고통을 받고 있는데요. 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안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포천시 성동2리. 지난해 12월 30일 이곳에 미군의 포탄 한 발이 날아왔습니다.

얼마 전 포탄이 떨어졌던 기도원입니다.

안쪽으로 들어가 보시면 바닥에는 이렇게 유리 파편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앞쪽에는 당시 충격으로 벽도 뚫려 있는데요. 포탄이 발견됐던 곳은 바로 이곳입니다.

이곳에 이렇게 놓여 있었다고 하는데 사진을 보면 길이가 50cm에 달하는 대전차용 미사일이었다고 합니다.

현장에는 미처 거둬가지 못한 잔해물이 남아있었습니다.

[이상봉/경기도 포천 성동2리 : 우리집이 여기서 한 2km 될까요. 그런데도 (소리가) 귀청이 떨어질 정도로 그렇게 컸어요.]

미사일은 약 2km 떨어진 미8군 종합사격장인 로드리게스 훈련장에서 날아온 겁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기도원으로부터 200m도 안 되는 곳에 주민이 살고 있었습니다.

현재 사격장 훈련은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포천시에 포탄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같은 지역에 여러 번 떨어진 곳도 있습니다.

제가 들고 있는 이 탄환은 지난해 10월 이곳 축사에 떨어진 탄환입니다.

바닥을 보시면 당시 상황을 보여주듯 이렇게 움푹 패어 있는 부분이 남아 있는데요. 그런데 이 탄환이 축사에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약 보름 전인 9월 15일에도 또 다른 탄환이 날아왔고, 두 거리는 불과 30m가 채 되지 않습니다.

집 안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가정집 안으로도 포탄이 날아왔습니다.

8개월 전인 만큼 지금은 희미한 흔적만 남아있는데요, 포탄은 이곳 지붕에 맞고 약 80미터 떨어진 밭으로 곧바로 튕겨 나갔다고 합니다.

부서진 집안의 모습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줍니다.

[정순자/경기도 포천 야미리 : 장롱이 박살 나고 저기가 비 샌 데예요. 불난 줄 알았어요, 연기가 꽉 차서요.]

포천시에 포탄이 떨어진 건 지난해에만 5건.

2014년에는 대로변의 사무실 유리창에 난데없이 총알이 관통했습니다.

모두 미군의 포탄으로 확인됐지만,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사람이 더 많습니다.

[조보영/경기도 포천 야미리 : 건물 유리창 수리비 나온 거랑 정신적인 것은 조금뿐이 안 나오더라고요.]

[이은선/경기도 포천 소회산리 : (보상은) 뭐 아무것도 없어요. 시골에서 뭐 알아, 아무것도 모르지.]

주민들은 지난 2014년 대책위를 꾸리고,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광덕 사무국장/포천사격장 대책위원회 : (미군이) 사격장 인근에 마을이 산재해 있다는 것을 그 내용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소음과 진동도 군사지역 주민들을 힘들게 만듭니다.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진행된 승진훈련장 주변 건물에는 벽에 금이 가고, 조명이 떨어져 있습니다.

[이기봉/경기도 포천 도평리 : 여기서 손님들이 식사하면서 전쟁 난 줄 알았죠.]

포천 이동면에는 초등학교 바로 옆에 공군 헬기장이 있습니다.

최전방지역인 강원도 양구에서는 좁은 도로 위로 자주포가 지나다닙니다.

CCTV 속 자주포가 지나갔던 바로 그 도로입니다.

바닥에는 하얗게 긁힌 흔적이 남아있는데요. 그런데 소음 진동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이쪽에 보시면 유리벽면이 깨져있습니다.

[박남선/강원도 양구 팔랑2리 : 대화로 나눌 수 없을 정도예요. 아이들이 밖에서 나와서 못 놀고요.]

일부 주민들은 국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준기 위원장/양구 군사격장 피해대책위원회 : (군사 작전 지역에 살면서) 우리는 당연히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보다, 피해호소도 한번 못하고. 군도 대한민국 정부도 이렇다 할 얘기가 없어요.]

군 사격장 주변 주민은 포탄의 소음뿐 아니라,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오발탄의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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