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업통상부가 오늘(3일) 절전 대책과 관련해 기업들에게 협조를 구한다며 윤상직 장관 주재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기업의 협조를 구하는 회의가 아니라 기업의 보고를 받는 회의였습니다.
보도에 유미혜 기자입니다.
[기자]
윤상직 산업통상부 장관과 기업인들과의 간담회.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전력 감축을 위한 협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
[윤상직/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협조를 부탁 드리는 심정도 매우 무겁습니다.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선 분위기가 돌변합니다.
각사별로 돌아가면서 어떻게 전력 소비를 줄일 지 대책 보고를 하는 자리로 바뀐 겁니다.
기업들은 눈치껏 굳은 표정으로 일제히 정부 정책에 동참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합니다.
[조갑호/LG화학 전무 : (건의사항은 없으셨나요?) 건의사항은 글쎄 잘 기억이 안나는데요. 기업들이 최선을 다해서 절전 계획에 동참하겠다고 했습니다.]
[김동철/에스오일 부사장 : (건의 사항은 말씀 안하신 거예요?) 네, 업계 쪽에서도 어려움은 많지만 그 어려움을 다 감내를 해야죠.]
하지만 속엣 마음은 달랐습니다.
[대기업 관계자 : 정부의 관리 소홀 부분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무조건 기업들한테 전가되는 건 좀 고려돼야…]
정부의 잘못을 되레 뒤집어 쓴 기업들. 정부의 강제절전 요구에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