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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다 나았는데…" 차가운 시선에 대인기피증까지

입력 2020-06-23 21:43 수정 2020-06-23 22:33

마음까지 다치게 한 코로나…계속되는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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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다치게 한 코로나…계속되는 고통


[앵커]

확진자와 접촉해서 격리됐던 한 여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는 몸은 물론 우리의 마음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JTBC는 대인 기피증을 겪고 있는 완치자를 만나서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가족에게도, 기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한 달 투병 끝에 몸이 다 나았습니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완치자 A씨 : 처음 확진됐을 때는 아무 생각 없었거든요. 지나고 나서 마음이 우울하고…]

요양보호사로 처음 맡았던 노인이 감염자였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완치된 지 벌써 두 달이지만, 또 걸리는 건 아닐까 스스로 움츠러듭니다.

누군가에게 바이러스를 옮길까, 거리에 나서는 것조차 망설입니다.

[심민영/코로나19통합심리지원단장 :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으로 와닿지 않는 거죠. 나의 안전을 확신할 수가 없으신 거예요. 어떤 전제가 깨진 거죠.]

기댈 수 있을 줄 알았던 가족과 이웃은 오히려 자신을 원망했습니다.

마주 앉아 밥을 먹다가도 고개를 돌리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돌아가고 싶었던 일터에서도 모두 받아주질 않았습니다.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 더운 날에도 모자를 깊이 쓰고 고개를 숙이고 다닙니다.

[심민영/코로나19통합심리지원단장 : 죄책감이나 미안함이 있는데 또 상대방으로부터 비난이 있을 경우에는 이분들로서는 대항하기도 어려워요. 본인의 잘못이라고 생각을 하시거든요.]

완치자 A씨는 환자를 돌봤을 뿐인데 감염된 게 억울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털어놓기엔 이젠 누군가를 만나는 것부터 두렵습니다.

[심민영/코로나19통합심리지원단장 : 작은 호의가 굉장히 동아줄 같은 게 됩니다. 내가 딛고 일어날 수 있는 어떤 실마리가 되는데 그런 것조차 없을 때 무너지게 되는 거거든요.]

(영상그래픽 : 박경민·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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