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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종일 땡볕에…'인간 현수막' 논란 시끌

입력 2017-07-13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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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같은 더위에 종일 땡볕에 서있는 이른바 '인간 현수막' 아르바이트가 늘고 있습니다. 단속도 피하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사람을 세워두는 건데 거리의 아르바이트생들에겐 더 없이 힘겨운 여름입니다.

밀착카메라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의 한 사거리에 불법 현수막 단속원이 떴습니다.

실랑이가 붙습니다.

[현수막 홍보 관리자 : 서 있으면 그냥 홍보물이니까 걸리는 게 아니지 않나요?]

[단속반원 : 그게 그렇지 않습니다. 불법 광고물은 일단 신고가 안 됐기 때문에…]

이렇게 언쟁을 하는 건 이 업체가 사람이 직접 현수막을 드는 이른바 인간 현수막을 고용했기 때문입니다.

옥외광고물 관리법상 허가를 받고 정해진 곳에 게시하지 않으면 철거 후 과태료도 매기는데 인간 현수막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이 현수막을 접자 결국 단속반원은 자리를 뜹니다.

교통량이 많은 수원의 한 교차로입니다. 저쪽을 보시면 현수막이 있는데요. 자세히 보시면 기둥이 아니라 사람이 직접 현수막을 붙잡고 있습니다. 이곳뿐이 아니라 교차로 네 귀퉁이 모두에 인간 현수막이 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스마트폰에 열중하다가도 더위를 쫓기 위해 휴대용 선풍기를 켭니다.

양손을 쓰기 위해 현수막을 매는 줄을 몸통에 칭칭 동여맸습니다.

이들이 든 현수막 뒷면엔 선명하게 '인간 현수막'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조복순/경기 수원시 평동 : 낭빈 것 같아. 내가 볼 때는…꼭 필요하다면 걸어놓는 게 낫지 꼭 사람이 들고 저렇게 있어야 하나.]

사람들의 시선에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고개를 푹 숙입니다.

[아르바이트생 : 햇빛이나 덥고 습한 것(이 힘듭니다.) 저는 (하루에) 9시간 해요.]

이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비슷합니다.

[학비 그냥 보태고요.]

[그냥 생활비 쓰려고요. 버스랑 지하철(요금)요.]

[(학비가) 좀 비싸가지고. 맨날 기댈 순 없고…. (1학기는) 부모님께서 그냥 처음 해주셨는데, 2학기부터는 제가 보태려고요.]

계속 가만히 서 있기가 답답하기도 합니다.

[묶고 끝내면 안 되나?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묶고 이렇게 서 있어야 하나…]

업체들은 왜 이런 인간 현수막을 동원하는 걸까.

[분양사무소 관계자 : 하나당 벌금이 25만원에서 45만원이면, 벌금보다는 개인이 드는 게 낫잖아요.]

서울에는 강남, 종로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인간 피켓 아르바이트가 많습니다.

현재 서울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입니다. 지금 온도계는 37.3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잠깐만 밖에 있어도 짜증 날 정도로 덥습니다. 강남역 일대를 돌아다니며 피켓 아르바이트생들을 찾아보겠습니다.

피켓을 든 사람이 쉽게 눈에 띕니다.

등에 메는 종류도 있고 손에 쥐고만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지나가는 동안 피켓 아르바이트생은 거의 움직임이 없습니다.

사람이 많은 강남역인 만큼 시선이 가장 신경 쓰인다고 토로합니다.

[친구나 일하던 사람이 알아본 사람도 있고, 제가 아는 사람도 있고…]

[주변 사람들 시선이… 다른 사람은 신경 안 쓰는데 저만 신경 쓰는 것 같고, (알아보고) 그럴까봐 모자 쓰고…]

마찬가지로 불법 입간판 단속을 피하려는 편법인데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강남대로 곳곳에는 이렇게 입간판을 인도 중앙에 세워놓은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속반원의 흔적은 없는데요. 왜 피켓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지 제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A 씨/피켓 아르바이트 고용주 : 인터넷 광고나 다양한 광고 많잖아요. 다른 여러 가지 광고보다는 이게(피켓 아르바이트) 조금 더 저렴한 것 같아요.]

[B 씨/피켓 아르바이트 고용주 (통화 녹취) : 입간판이 상권에 많아서 자주 묻히거든요. 저희는 구석진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훨씬 많아서…]

광고료나 과태료보다 좀 더 저렴하다는 등의 이유로 인간 현수막이나 인간 피켓 알바들이 활용되는게 업계의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접하는 한여름 더위는 한층 더 힘겨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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