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빈소의 정치학… 화해? 혹은 용서? 비록 잠시일 수는 있으나… 또한 속마음은 다를 수 있으나…빈소에서 보여주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빈소의 정치학은 따로 있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양원보 기자입니다.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김영삼 전 대통령 영정 앞에 큰 절을 올립니다.
이어 상주인 차남 현철 씨에게 다가가 포옹을 하며 격한 감정을 가누지 못합니다.
현철씨 역시 그런 김 대표를 위로하며 예를 다합니다.
한 사람은 김 전 대통령의 친아들. 또 다른 사람은 '정치적 아들'을 자임했지만 둘의 관계는 썩 좋지 않았습니다.
현철 씨는 지난해 7월 김 대표가 당권을 거머쥔 바로 다음날, SNS에 글을 올려 "친박과 비박 사이에서 줄타기하지 말고 아버지 병문안이나 하라"고 쏘아붙였습니다.
그리고 나흘 뒤 김 대표가 병문안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현철씨가 김 대표를 "YS의 정치적 아들이 아니라 단지 문하생"이라고 지칭하며 "어설프게 대권은 꿈도 꾸지 마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불과 한 달 뒤 김무성 대표가 맞상주를 자처하며 김현철 씨와 함께 서 있는 모습은 이른바 조문정치의 한 단면을 보여줍니다.
이회창 전 총리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때 "대통령감이 못 된다", 심지어 라디오 인터뷰에선 "인간도 아니다"며 자신을 비판한 김 전 대통령을 향해 "밥맛 떨어진다"고 되받았을 만큼 편치 않은 사이였기 때문입니다.
[이회창/전 국무총리 : 우리나라 민주화에 거대한 족적을 남기셨지요. (김 전 대통령의) 호 '거산'만큼 거대한 산이셨다는 생각이 듭니다.]
'빈소의 정치학'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