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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직인사를…" 오룡호와 함께 간 선장의 마지막 교신

입력 2014-12-0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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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링해에서 명태잡이를 하던 사조산업의 501 오룡호가 침몰한 지 사흘이 지났습니다. 오늘(3일) 11명의 희생자들이 발견됐습니다. 이 배의 선장은 마지막 무선교신에서 "하직인사를 해야겠다"고 말하고 결국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부산 사고대책본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하겠습니다.

구석찬 기자! 오늘 실종 선원들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됐다고요?

[기자]

네. 오늘 추가로 발견된 선원의 시신은 모두 11구입니다.

한국인 선원은 3명으로 김범훈 2항사, 김순홍 3항사, 김태중 냉동사로 확인됐습니다.

또 다른 선원들은 인도네시아인 7명과 필리핀인 1명입니다.

이들은 모두 구명조끼를 입은 채 사고지점에서 남서쪽으로 14km가량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이로써 전체 선원 60명 가운데 사망자는 첫날 구조됐다 저체온증으로 숨진 이장순 조기장을 포함해 모두 12명으로 늘었습니다.

[앵커]

침몰 전에 오룡호 선장이 다른 선박들과 주고받은 교신 내용도 공개됐죠?

[기자]

네. 오룡호의 김계환 선장과 인근 해역에서 함께 조업했던 같은 회사 소속 오양호의 이양우 선장이 나눈 무전내용이 공개됐는데요.

이에 따르면 이 선장은 기상 악화로 다른 배들이 피항 중에 있으니 오룡호도 빨리 피항하라고 권유했습니다.

하지만 김 선장은 그물을 끌어올린 뒤에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무리한 조업으로 다른 배들에 비해 피항이 늦어진 걸로 보이는데요.

왜 무리하게 조업을 한 건지는 밝혀내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그럼 선장은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했다고 봐야겠군요?

[기자]

네, 김 선장은 회사에서 퇴선지시를 받은 뒤 침몰 직전 오양호의 이양우 선장에게 "형님에게 하직 인사를 해야겠습니다"라며 마지막 무전을 보냈습니다.

이 선장이 김 선장에게 배에서 빨리 탈출하라고 했지만 김 선장은 '저는 이 배하고 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선장은 올 2월부터 501 오룡호의 선장을 맡아왔습니다.

[앵커]

실종자 가족들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고 들었는데요?

[기자]

네. 실종자 가족들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비대위는 낡은 배를 계속 운영한 이유 등 사조산업 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선체 내부에 있을지 모를 실종자 수색을 위한 인양도 요청할 계획입니다.

한편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도 시작됐는데요.

부산해양안전서는 17명으로 수사팀을 구성해 사조산업의 오룡호 도입, 검사, 수리와 관련한 자료 확보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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