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에 침몰한 오룡호, 금년에 서른 여섯 되신 분들과 동갑입니다. 배로써는 상당히 노령의 배이죠. 그런데 국내 업체들이 보유한 원양어선은 10척 중 9척꼴로, 그러니까 대부분이 20년을 넘은 노후선박입니다. 그만큼 위험이 클 텐데요, 문제는 원양어선 같은 경우엔 선령 제한도 없다는 것입니다.
정진규 기자입니다.
[기자]
501 오룡호가 첫 항해를 시작한 건 1978년입니다.
2003년 한차례 증·개축을 거쳐 무려 36년 동안 조업에 나선 겁니다.
연안 여객선의 선령 제한이 20년인 점과 비교하면 은퇴연령을 두 배 가까이 넘긴 셈입니다.
이 때문인지 지난 7월에도 출항을 앞두고 긴급히 수리를 받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국내 업체들이 운영하는 원양어선 대부분이 이처럼 낡았다는 겁니다.
국내 원양어선 342척 가운데 20년을 초과한 배는 90%를 넘습니다.
이런 배들은 사고 위험에도 더 많이 노출돼 있습니다.
실제로 2011년 이후 발생한 우리나라 원양어선 사고 33건 모두 20년을 초과한 노후 선박들에서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원양어선은 선령 제한조차 없어 낡은 선박의 운영을 막을 방법도 없습니다.
[원양어선 선원 : 사람이 만드니까 평생 갈 수 없잖아요. 법적으로 폐쇄해라 그래야 하는데 그런 조항이 없으니까…]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낡은 원양어선,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