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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오룡호 침몰 '노후·물량 쿼터'가 원인 주장

입력 2014-12-02 14:54 수정 2014-12-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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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가족, 오룡호 침몰 '노후·물량 쿼터'가 원인 주장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 중 침몰한 사조산업의 명태잡이 트롤선 '501오룡호' 침몰 사고는 노후한 선박의 무리한 조업 등 때문이라고 실종선원 가족들이 주장했다.

실종 선원가족들은 2일 부산 서구 남부민동 사조산업 부산본부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에서 사조산업 임원들이 사고와 수색·구조작업 상황을 브리핑 한 자리에서 "배가 기울기 시작하고 나서 완전히 침몰할 때까지 4시간 이상 여유가 있었는데, 선사에서 퇴선명령을 제때 하지 않고 선원구조 준비도 제대로 못해 이 같은 참변이 발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일 오후 2시 20분께(한국시간)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 주 인근 서베링해에서 조업 중이던 사조산업 소속 1753t급 명태잡이 트롤선 '501오룡호'가 침몰해 선원 1명이 숨지고 52명이 실종됐다.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11명과 외국인 선원 등 모두 60명이 승선한 가운데 외국인 선원 7명과 한국인 선원 1명은 구조됐지만, 한국인 선원은 구조 뒤 저체온증으로 숨졌다.

실종자 가족들은 "선령이 36년 된 노후 선박으로 무리하게 조업을 강행한 것과 맞물려 조업 할당량을 이미 초과했는데도 회사 측은 조업을 계속하라고 지시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악천후에 무리하게 조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침몰 당시 사고 해역에는 초속 20m 정도의 강풍이 불고, 파고는 4~5m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사조산업 측은 "회사 측에서 조업 할당량은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사고 당시 현장의 모든 상황은 선장이 판단하는 고유 권한"이라면서 "당시 현장 날씨 또한 다른 배들이 인근에서 조업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들은 사측에 조업할당량 문제를 정확히 확인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사조산업은 1978년 건조된 오룡호를 2010년 스페인 업체로부터 구입했다. 인수 전인 2003년 스페인 업체가 리모델링을 했지만, 큰 구조 변경이나 개선 없이 낡은 시설들을 교체하는 수준에 그쳤다.

한국원양산업협회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29개 원양선사가 보유한 어선 344척 중 37.2%인 128척이 선령 31년 이상의 노후 어선이었다. 건조한 지 20년 미만인 선박은 7.6%에 불과했다.

2010년 국정감사에서도 그 전 5년간의 원양어선 사고 13건 가운데 10건이 선령 30년 이상 된 어선, 3건이 선령 20~30년 어선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선령 노후화가 사고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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