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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화물차서 작업하다…폐지 더미 덮쳐 참변

입력 2021-05-28 20:38 수정 2021-05-2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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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도 여전히 멀게만 보입니다. 세종시의 제지공장에서 50대 화물차 기사가 폐지 더미에 깔려 숨졌습니다. 차가 뒤로 쏠린 상태에서 작업을 하다가 사고가 났습니다. 노조는 이렇게 하면 위험하다고 여러 번 회사에 알렸지만 고쳐지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세종시의 한 제지공장입니다.

쌓여 있는 폐지 더미 앞으로 줄이 둘러쳐 있습니다.

작업 중지를 알리는 명령서도 붙었습니다.

지난 26일 아침 9시쯤 300kg이 넘는 폐지 더미가 50대 화물차 기사 장모 씨를 덮친 겁니다.

장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어제(27일) 숨졌습니다.

[김용민/현장 목격 동료 화물기사 : 오른쪽 문을 열어 안전고리를 걸어놓고 다시 돌아와서 왼쪽 문을 안전고리로 걸려는 순간에 두 뭉치가 그냥 덮쳐 버렸던 거예요.]

장씨는 이런 폐지 더미들이 가득 실린 화물차를 이곳에 뒤로 대고 문을 열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현장을 가까이서 보여드리면 빗물이 고일 정도로 경사가 져 있습니다.

당시 화물차가 이렇게 뒤로 쏠린 상태에서 작업한 겁니다.

[장모 씨 부인 : 보다시피 지금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도 물도 안 빠지고 저 상황에서 비에 신발 젖어가면서 문도 열어야 하고 엄청 위험한 장소잖아요.]

고용노동부도 기울어진 상태에서 작업하는 방식을 지적했습니다.

화물 노조는 회사에 여러 번 알렸지만 고쳐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화물이 떨어지는 걸 막는 고정 장치도 설치해주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회사측은 안전하게 작업하지는 못했다고 인정했지만 고쳐달라는 요구를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토부는 최근 화물차 기사에게 컨테이너 문을 여닫는 일 조차 시키면 안 된다고 해석했지만 현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서광석/화물연대 전남지역본부 컨테이너지부장 : 안 하면 작업을 안 해준다거나 늦게 해준다거나 순번을 뒤로 늦게 준다거나 이런 압력과 압박 또는 못 들어오게 한다.]

노조는 화물차 기사의 안전 대책이 마련될때까지 천막 농성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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