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걸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의사가 숨졌습니다. 한때 괴담 유포자로 몰려 처벌까지 받았지만 나중에는 의로운 내부 고발자로 평가를 받았는데요. 환자들을 진료하다가 본인도 감염돼 숨지면서 중국 네티즌들은 잇따라 추모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한길 기자입니다.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렸던 중국인 의사 리원량이 끝내 숨졌습니다.
그가 입원해있던 우한중심병원은 리원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오늘(7일) 새벽 사망했다고 알렸습니다.
리원량은 지난해 말 "우한 화난수산시장에서 사스 확진 환자 7명이 발생했다"는 메시지를 대학 친구들에게 보냈습니다.
이어서 "가족과 친지들도 몸조심하라"고 했습니다.
첫 사망자가 나오기 11일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리원량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오히려 리원량이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며 잘못을 인정하는 훈계서를 쓰라고 강요했습니다.
얼마 안 가 리원량의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그러나 본인 역시 지난달 중순 환자를 진료하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는 병상에서도 "도망가고 싶지 않다. 회복하면 일선에서 바이러스와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건강한 사회에서는 한목소리만 존재해선 안 된다"며 정보를 통제하는 중국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리원량의 죽음이 알려지자 "밝은 별이 졌다"며 중국에선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도 "매우 슬프다"며 애도 메시지를 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신규·김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