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로설정 훈련'은 극도의 공포심을 유발하는 극기훈련입니다. 훈련을 실전감있게 하기 위해 우리 군에 처음 도입됐는데요, 무엇보다 사고 위험이 큰 데도 매뉴얼은 물론이고, 응급의료장비조차 갖추지 않고 훈련을 했습니다. 결국 특전사 대원 두 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정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포로설정 훈련은 1960년대 영국 공수특전단이 개발했습니다.
적진에 침투하다 붙잡힌 극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됩니다.
실제와 비슷한 고문을 견디고 최후까지 생존해 탈출하는 게 목적입니다.
그만큼 사고 위험이 큽니다.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 특수부대나 조종사들처럼 적지에서 활동하는 인원들이 적지에 고립됐을 때 어떻게 생존하고 포로로 잡혔을 때 어떻게 심문에 대처하는지 이런 부분을 대비하는 훈련입니다.]
사고 당시, 요원 10명은 방 9개에 나눠 들어간 상태였습니다.
실제 포로로 붙잡힌 상황을 가정해 손과 발을 모두 뒤로 묶었고 머리엔 주머니를 씌웠습니다.
시야를 가린 상태에서 공포심 등을 이겨내기 위해서입니다.
이 훈련은 올해 처음 우리 군에 도입됐고, 본격 훈련을 앞두고 예행연습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위험한 훈련을 처음 진행하면서도 제대로 된 매뉴얼조차 없었습니다.
또 응급상황에 대비한 전문 의료장비도 제대로 갖춰 놓지 않았습니다.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고강도 훈련이 어이없게도 아까운 생명을 앗아가 버리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