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정부질문은 국회가 국정 전반을 놓고 정부에 따지는 자리죠. 그런데 의원들의 질의 모습을 보면 국회의원인지 지방의원인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지역민원에 매달리는 국회의원의 볼썽사나운 모습, 안지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치 부문 대정부 질의에 나선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 그런데 갑자기 자신의 지역구인 성남시 재개발건을 묻습니다.
[김미희/통합진보당 의원 (10일) : 혹시 성남시 수정구·중원구의 도시 형성 역사를 아십니까?]
총리는 할 말이 없습니다.
[정홍원/국무총리 (10일) :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대정부 질의 내내 줄지어 지역 현안이 등장하고.
[이종진/새누리당 의원 (10일) : 대구 경북권 맑은 물 공급에 대한 질문 하겠습니다. 취수원 이전이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하실 의향이 없을는지…]
총리는 상식 수준의 답변만 합니다.
[정홍원/국무총리 : 좋은 합의가 나올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토록 하겠습니다.]
[김재윤/민주통합당 의원 (제주 서귀포시) : 총리님께서 생각하시기에 군항과 관광미항의 비율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홍원/국무총리 : 반반 정도라고 한다면…]
[김재윤/민주통합당 의원 (제주 서귀포시) : 그렇죠, 반반해야 되는 거죠. 총리께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랍니다.]
이런 지역 현안 늘어놓기는 대정부 질의 본래 취지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상병/정치평론가 : 대정부 질문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국정현안과 관련돼 있는 입법부로서의 역할이지, 지역구 대표로서 질문하는 게 아니거든요. 이렇게 본질적인 기능들을 망가뜨려 버리고 자신의 지역구 잇속 챙기기를 하다 보니까…]
의원들은 이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자신의 지역구 유권자만 알아주면 된다는 생각에 국회 본회의장을 민원 청탁 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