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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착취의 현장 '선감도'…그곳에 무슨 일이 있었나

입력 2015-11-12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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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관광객이 많이 찾는 대부도 근처에 이렇게 끔찍한 과거가 숨어 있었는지 미처 알지 못하던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선감학원의 어두운 과거를 파헤친 JTBC 이규연 탐사기획국장 옆에 나와 있습니다.

1982년까지 이게 있었다면, 사실 저희 나잇대 사람들에겐 그렇게 오래된 일도 아닌데. 상당히 놀랍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부랑아 교화시설'이었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부모나 가족이 없는 아이들을 모아, 교육훈련시킨다는 게 설립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그 취지와 정반대로 운영된 겁니다.

특히 1960, 70년대에 거리를 정화하는 명목으로, 각 경찰서에 할당이 내려가면서, 가족이 있는 아이들까지 끌려들어 와 여기에 갇혔습니다.

실제로 수용된 아이들의 3분의 2는 연고자가 있었습니다.

또 교육이 아니라 인권유린, 직업훈련이 아니라 노동착취의 현장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얼핏 삼청교육대가 떠오르기도 하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실상들을 취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까?

[기자]

참으로 참혹했습니다.

아이들은 농장과 심지어 고되기로 소문난 염전에서 노예처럼 일했습니다.

또 일 년에 단 두 벌, 옷이 지급됐습니다.

밤마다 곡괭이 자루로 맞기도 했습니다. 옷에 살점이 묻어났다고 합니다.

상습 성폭행에 시달렸다는 충격 고백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탈출 도중 벌어졌습니다.

섬을 도주하려다, 갯벌에 갇히고 물살에 휘말려 죽어갔습니다.

지금 정확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그 수가 무려 3백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상당히 충격적인데요. 시신의 흔적도 발견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는 선감도 한가운데 있는 공터에, 봉분도, 관도 없는 상태로 암매장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물론 저희가 그 지역을 직접 파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특수 레이더 장비를 이용해 지하 상태를 확인해봤습니다.

그 결과 좁은 지역을 탐사했는데도 시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다수 포착됐습니다.

이 밖에 대부도, 제부도 인근 해안가에 그냥 묻혀있다는 증언도 확보했습니다.

[앵커]

이곳은 또 워낙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기도 해서. 그런데 실제로 저렇게 첨단장비로 발견했다면, 발굴도 당국에선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도 들고요. 그만큼 억울한 죽음이었을 텐데… 알겠습니다. 내일(13일) 밤 9시 45분에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 확인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규연 탐사기획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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