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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어디에도 없던 사태 심각성…부실 해경 보고서

입력 2014-05-0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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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사고 직후 해경의 상황보고서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JTBC가 입수한 이 상황보고서를 보면, 당시 사고 상황은 축소되고 구조는 과장돼 있었습니다. 인명 구조의 첫 단계부터 당국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건데, 그러다 보니 효율적인 대처를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김관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해양경찰청이 청와대와 총리실,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등으로 일제히 발송한 상황보고서들입니다.

첫 번째 보고서는 사고 발생 약 40분 뒤인 9시 30분에 발송됐습니다.

이미 세월호는 45도 이상 기울며 위급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엔 '침몰 위험이 있다고 신고가 들어왔다'는 수준의 내용만 써 있을 뿐, 사태의 심각성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승객과 선원 등 승선 인원 수도 엉터리입니다.

두 번째 보고서는 세월호가 완전 전복됐을 때인 10시 23분 보내졌습니다.

해경이 기민한 구조활동을 벌이는 것처럼 나와 있습니다.

해경과 해군 함선 33척과 항공기 6대가 10시부로 동원됐다고 굵게 표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영상을 보면 실제로 현장에 나타난 건 구조정 1척과 헬기 2대가 다였습니다.

11시 25분 세 번째 보고서엔 162명에 대한 구조를 완료했다며 밑줄까지 그어놓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300명 넘는 승객이 아직도 안에 갇힌 채 배가 완전 침몰했다는 내용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 같은 내용 때문인지, 첫 상황보고가 접수된 지 30분이 지나 시작한 경찰 행사에 안전행정부 장관이 참석해 예정대로 일정을 소화합니다.

[강병규/안전행정부 장관(16일 오전 10시) : 정부는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전환… 국민행복과 국가발전이 선순환하는 새 시대를 열기 위해….]

특히 안행부는 중앙안전상황실과 재난역량지원과 등 두 부서에서 해경의 상황보고서를 받았지만, 어느 쪽도 장관에게 대형 사고라는 걸 제대로 알리지 못한 셈입니다.

[김현/새정치민주연합 의원 : 당시에 만약에 긴급하게 대처했더라면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해서 국민이 실망하고, 그래서 국가에 책임을 묻는 지경까지는 안 됐을 거라고 보여지고요.]

수백 명의 귀한 생명을 앗아간 대형 참사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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