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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사비스 "알파고, 흑돌 잡았을 때 약점…78수에 혼란"

입력 2016-03-14 15:53 수정 2016-03-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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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 이제 내일(15일) 딱 한 번의 대국만이 남았습니다. 어제 4차전에선 이세돌 9단이 불굴의 투혼으로 감동적인 승리를 거뒀는데요. 오늘 '알파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알파고의 개발자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구동회 기자, 기자회견은 마무리됐나요? 주로 어떤 얘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오늘 기자 간담회에선 어제 알파고가 대국 중반 보여준 어이 없는 실책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요.

어제 이세돌 구단이 지적했던 알파고의 두 가지 문제점에 대한 얘기가 주로 나왔습니다.

이 구단이 어제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흑돌에 약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허사비스는 그 지적이 맞다고 답했습니다.

자신들이 밤새 패인을 분석을 해봤는데 흑돌과 백돌의 승률은 50대50으로 설정이 돼있지만 알파고가 흑돌을 둘 때 좀 더 약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구단이 알파고가 어느 순간부터 버그, 다시 말해 오류를 일으켰다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허사비스는 이 구단이 회심의 수로 쓴 78번째 수가 일만분의 일의 확률의 정말 희귀한 수여서 알파고가 혼란과 충격에 빠졌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알파고가 했다는 어이 없는 실책은 뭔가요?

[기자]

네, 어제 4차전에서 이세돌 9단은 먼저 확실한 집을 챙겨놓고 알파고의 진영에 특공대를 투입해 집을 깨는 작전을 구사했는데요.

이 9단의 78번째 수가 절묘했습니다.

이 수가 나오자 알파고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이 황당한 악수를 연발했는데요.

프로기사가 아니라, 바둑 초보자라도 둘 것 같지 않은 수를 두면서 스스로 무너졌습니다.

허사비스에 따르면, 79번째 수에서 70%였던 승률 계산이 87번째 수에선 급격히 떨어졌다고 하는데요.

구글도 이때쯤 패색이 짙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앵커]

허사비스 CEO의 팀도 밤새 분석을 할 정도라고 하는데, 결국 인공지능 알파고도 완벽하지는 않았다는 거네요. 왜 그런 일이 생겼다는 건가요?

[기자]

알파고의 작동 방식 때문인데요.

개발자들이 지켜보는 화면에는 알파고가 한 수, 한 수를 둘 때마다 승리할 확률을 통계적으로 표시한 숫자가 표시됩니다.

알파고는 돌을 두기 전에 여러가지 경우의 수와 승률을 계산하는데요.

계산이 끝나면 승리 확률이 가장 높은 수를 선택하게 됩니다.

알파고의 승률 계산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통계에 기반한 건데요.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수가 나오자, 알파고가 승률 계산에 착오를 일으켰고, 흔히 '버그'라고 부르는 컴퓨터 오류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구동회 기자는 오늘까지 1주일째 대국을 현장에서 취재하고 있는데요. 현장 취재 열기가 대단하다고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대국장에는 100여개가 넘는 내외신 매체들이 모여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국장과 이 9단의 대기실은 보안이 삼엄해서 취재진이 엄격히 통제가 되는데요.

이때문에 대국이 끝난 직후 열리는 기자회견장에는 100석이 넘는 자리가 모자라 많은 기자들이 뒤에 서서 질문을 하거나 취재를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세돌 구단과 알파고의 마지막 다섯 번째 대국은 내일 오후 한 시에 열리는데요.

이 구단의 신승으로 대국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져서 내일 대국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취재열기로 달아오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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