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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원 히트 원더' 주의보

입력 2015-10-0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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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오늘(7일) 앵커브리핑은 간단한 수학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고개 돌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주 간단한 얘기입니다. 수포자인 저도 다 알 수 있는 얘기니까요.

소수. 2. 3. 5. 7처럼 1과 자기 자신만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숫자를 말합니다.

이중 "메르센 소수"라는 매우 독특한 형태가 있는데 전 세계 수많은 수학자들은 마치 게임을 하듯 이 특이한 숫자를 지금도 찾고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 찾게 되면 발견자의 이름이 붙여지는데 지금까지 발견된 숫자는 48개라고 합니다.

그런데 수학 하면 빠지지 않을 한국인의 이름이 붙은 숫자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도전하는 이도 별로 없고 말입니다.

마치 우주를 탐사하듯, 미지의 영역을 탐하는 이른바 '괴짜 과학자'들이, 이 땅엔 참 드물다… 학자들 사이에서 푸념처럼 회자되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연일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에서 전해지는 수상 소식은 우리에게 참 복잡한 고민을 안겨줍니다.

돌아보면 우리에게도 소중한 과학자들이 있습니다. 화학의 유룡 교수, 물리의 김필립 교수. 당장 노벨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실력자들입니다.

문제는 만약 이들이 노벨상을 받더라도, 그것은 '원 히트 원더', 즉 한 번 유행하고 마는 노래에 그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겁니다.

사회적 유전이란 말이 있습니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일본 과학자의 스승은 2002년도 노벨상 수상자… 사제가 이어서 수상했습니다. 서구로 눈을 돌리면 스승과 제자가 4대, 5대에 걸쳐 상을 받은 경우도 있고 가족이 노벨상을 대물림하듯 받아간 사례들도 있습니다.

무려 3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는 가치 있는 연구 주제가 정해지면 이를 수십년에 걸쳐 지원하고 검증합니다. 당연히 과학자들은 인생을 걸어도 되겠다는 믿음을 갖고 연구에 임하게 되겠지요.

"실패만 겹쳐 20년 동안 매일 울고만 싶어지는 좌절의 연속이었다."

작년에 앵커브리핑에서 인용했던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야마나카 신야 교수의 말입니다.

우리가 정말 부러워해야 하는 건 20년간 거듭 실패만 하는 과학자를 기다리고 지켜봐온 사회의 믿음과 저력이 아닐까 합니다.

원 히트 원더.

뭐… 옆 나라에서, 그것도 여러 가지 문제로 껄끄러운 정부를 갖고 있는 옆 나라에서 연이어 노벨상 소식이 들려오는 요즘에는 그 원 히트 원더도 아쉽긴 하지만 말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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