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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하 대접받는 아프간 여성 여전히 많다"

입력 2012-05-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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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8세 소녀 뭄타즈가 방안에 들어올 때 처음 목격된 것은 얼굴 전체에 걸쳐 생긴 붉은색 흉터들과 곳곳이 부어있는 얼굴 모습이었다.

그녀는 자신과 결혼해 주지 않으면 어떤 남자도 결혼을 원하지 않는 상황으로 만들어버리겠다는 한 미치광이 남성이 저지른 폭력의 희생자였다.

이 남성은 뭄타즈와의 결혼을 원했으나 뭄타즈의 가족이 이를 거절하자 어느 날 밤 여러명의 남성을 데리고 그녀 집에 나타나 폭력을 행사하고 뭄타즈를 끌고 가 갖은 폭력을 가한 뒤 얼굴에 산(酸)을 뿌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그녀는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의 몸 대부분이 화상을 입었다"면서 "의사들이 치료약으로 처치를 할 때 마치 내 몸이 불 속으로 내동댕이쳐지는 느낌을 가질 정도로 아팠다"고 말했다.

뭄타즈는 현재 학대받은 여성들을 위해 마련한 쉼터에 머물고 있다. 이곳에는 비슷한 처지의 다른 아프가니스탄 여성 16명도 함께 기거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사하르 굴이라는 여성의 사연도 기구했다.

불과 열 세 살 밖에 되지 않았던 시절, 자신보다 2배나 나이가 많은 남자에게 시집을 갔다. 하지만 끔찍한 폭행만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시집 식구들은 그녀를 때리는 것도 모자라 뜨거운 물을 붓고 손톱을 뽑는 등 갖은 폭행을 가했다.

굴의 변호사는 "사라 굴의 오빠가 미화 4천달러 정도를 받고 굴을 문제의 남자와 혼인시켰다. 사라는 불과 15∼20일 정도 남편과 좋은 시절을 보낸 뒤 바로 문제에 봉착했다. 시집 가족들은 사라에게 `너는 어린 아이이며, 애를 낳을 수 없다'는 이유로 구박했다"고 전했다.

아프간에서는 남자가 장가를 가기 위해서는 일종의 지참금을 신부 집에 줘야 한다. 사라 굴의 시집에서는 이 돈을 다시 되찾길 원했다.

시집 식구들은 굴이 쓸모없다면서 굶기고 지하에 가두고 고문하는 것도 모자라 다른 남자에게 팔아넘기려고까지 했다.

뭄타즈와 굴의 사례는 아프간의 열악한 여성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CNN방송은 18일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전반적으로 아프간 여성들의 삶이 아프간전 이후 나아졌지만 여전히 여성들이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글로벌라이츠의 지난 2008년 연구결과 87%의 아프간 여성들이 가정폭력으로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간의 국회의원인 파지아 코피는 "가정폭력은 아무도 볼 수 없지만 여성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조용한 쓰나미와 같다"면서 적극적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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