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부터는 감정노동자들에 대한 얘기를 좀 집중적으로 해보겠습니다. 도가 넘는 악성 고객을 만나도 친절하게 응대해야하는 이들, 특히 텔레마케터의 감정노동강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한국 고용정보원의 조사내용입니다. 한 카드사는 폭언을 일삼은 고객을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는데요, 이게 얼마나 한 사람을 괴롭히는 일인지, 먼저 사례부터 보시고 전문가와 얘기해보겠습니다.
박현주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달 24일 국내 한 카드 회사 콜센터에 걸려온 상담 전화 내용입니다.
[00카드 000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고객 A씨는 다짜고짜 욕부터 내뱉습니다.
[아이 XX 확!]
상담원이 재차 만류하지만 그치지 않습니다.
[욕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고객님.]
[이게 욕이냐 이XX]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도 쏟아냅니다.
[내가 지금 니 목소리 들으니까 목소리가 좋아가지고 (중략)]
[성적 모독이십니다.]
A씨는 3시간이 넘도록 9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습니다.
돌아가며 A씨의 전화를 받은 9명의 상담사는 정신적 충격이 상당해 심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오현정/심리상담 전문가 : 콜센터 직원이기 때문에 이런 사건을 경험했다는 상당한 우울감, 화나는 마음, 분노를 주로 호소했습니다.]
올해 7~9월 사이 콜센터 상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욕설 및 성희롱 사례는 41건으로, 매년 늘고 있습니다.
해당 카드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파악하고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