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회 이슈에도 거침없는 발언으로 대중에게 '마왕'으로 불렸던 가수 신해철 씨가 46살로 생애를 마감했습니다. 이주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신해철씨가 어제(27일) 저녁 숨을 거뒀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신해철 씨가 어제 저녁 8시 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숨을 거뒀다고 신 씨가 마지막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아산병원 측이 밝혔습니다.
심장정지로 인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사망했다는 것입니다.
앞서 신 씨는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의 모 병원에서 장협착증 수술을 받고 다음날 퇴원했는데요, 이 후 복막염과 패혈증 등의 후유증으로 통증을 호소하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지난 22일 의식을 잃고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아산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습니다.
아산병원 이송된 뒤에는 3시간에 걸친 응급수술을 받았고, 그 뒤로 계속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있다 닷새 만에 결국 생을 마감했습니다.
2012년에는 담낭염으로 간의 절반을 떼내고 쓸개를 적출하는 수술을 받은 뒤 한동안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는데요.
6월에는 '리부트 마이셀프'라는 앨범을 발표하고 가수활동을 다시 시작하고, JTBC의 새 프로그램 '속사정쌀롱'의 진행자로 발탁돼 첫 회 녹화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앵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인데요, 신 씨가 의식불명에 빠진 원인이 '위밴드 '수술을 받은 것에 대한 부작용 때문이라는 얘기가 시중에 돌았고, 일부 보도도 있었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요?
[기자]
네, 신 씨는 위의 일부를 묶어 식사량을 제한하는 위밴드 수술을 지난 2009년에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장협착증 등 부작용이 생겨 결국 사망에 이렀다는 것은 어디까지 루머일 뿐이고요,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워낙 갑작스런 죽음 탓에 동료들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인데여, 시나위의 신대철 씨와 DJ DOC 김창렬 씨는 신 씨의 죽음은 병원의 과실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과거 신해철 씨가 쓴 유언장이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죠?
[기자]
자신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예고한 것일까요?
2011년 7월 신해철 씨는 한 방송에서 동영상 형태의 유언장을 공개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못다 하고 떠나게 될 것을 두려워하는 남자가 남기는 이야기 편지"라며 "결혼 전 자살 충동을 조절하는 훈련이나 치료를 받았는데, 아이들이 생기고부터는 너무 행복해 저절로 치유가 됐다"고 아내에게 전했습니다.
이어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며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본 신 씨의 아내는 "아이를 못 낳을지도 모르는 자신을 선택해줬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신 씨는 9살 딸과 7살 아들이 있는데요, 결혼 당시 신 씨의 아내는 암투병 중이어서 이런 말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완치된 상태입니다.
조금 전 리포트에서 보셨지만 지난 7월 JTBC 비정상회담 프로그램에 출연해선 "꿈을 이룬다는 성공의 결과보다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유작이 된 이 방송에서 신 씨는 꿈과 행복을 이야기 했습니다.
[앵커]
꿈을 이루는 것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남겼는데, 신해철 씨는 그 전에도 사회 이슈에 대해서 과감한 발언을 많이 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MBC '100분 토론'에 여러 차례 출연해 대마초 합법화와 간통죄 반대, 학생 체벌 금지 등을 주장하는 등 자신의 소신을 과감하게 발언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요.
그래서 별명이 '마왕'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2002년 대선에선 고 노무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는데요, 신해철 씨는 "사회적 발언을 하거나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게 다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와 사회와 음악이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음악이 이상해진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음악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뮤지션을 잃은 문화계 안팎에도 큰 충격을 안겼는데요.
자신의 짧은 인연을 내다봤을까요. 1990년 발표한 '그런 슬픈 표정하기 말아요'에서 신 씨는 "이 세상 살아가는 이 짧은 순간에도 우린 얼마나 서로를 아쉬워 하는지, 그런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라고 당부했었는데요, 부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