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이 됐는데요. 따스한 온기 한 번 느끼는 게 사치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먹고 자는 노숙인들의 더 추운 겨울나기 현장을 이선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살을 에는 바람에 체감온도는 영하 7도를 가르킵니다.
고가 다리 아래 이불 더미와 상자가 쌓여있습니다.
상담원이 부르자 노숙인 한 명이 나옵니다.
[(안에 들어가서 주무실래요?) 안 가. (여기서 주무실 거예요?) 거리에 있던 놈은 거리에서 자는 게 편해요.]
발걸음을 뗀 지 3분도 지나지 않아 거리에 또 다른 노숙인이 보입니다.
추위를 막는 건 몸에 두른 담요가 전부입니다.
쉼터로 안내해보지만 몸이 불편해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합니다.
[차 가지고 올게요. 사는 게 힘들죠. 그래도 우리 겨울 힘내서 잘 견뎌요.]
서울역 앞에선 터진 잠바를 입은 노숙인이 웅크린 채 계단에 앉아있습니다.
쉼터로 안내해 보지만 주저합니다.
[뭘 도와주고 가면 괜찮은데, 아무것도 도와주는 게 없어서….]
[남경순 상담원/다시서기 지원센터 : 스쳐가신 분이 그 다음날 돌아가실 수도 있고, 실제로 그런 경험도 있어요. (그래서) 겨울철에는 더 긴장하게 돼요.]
상담원의 안내를 받은 노숙인들이 향한 곳은 서울역 지하도에 마련된 응급 잠자리.
저녁 9시지만 빈 자리를 찾기 힘듭니다.
지난달 기준 서울시내 길거리 노숙인은 360여 명.
겨울철 노숙인을 위해 응급 잠자리와 같은 보호시설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