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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가정 독립 '만 18세'…단칸방서 '힘겨운 홀로서기'

입력 2016-01-11 21:19 수정 2016-01-1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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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에 감금된 채 아버지와 그 동거녀에게 수년간 폭행을 당했던 인천 아동학대 사건, 기억하시죠. 너무 배가 고파서 과자를 훔쳤는데 뜯을 힘조차 없었다는 박양의 얘기에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 아동보호기관은 이런 아동을, 부모 대신 일반 가정에 한명 또는 소규모로 위탁해 키우게 하는데요. 이러면 11살 박양도 새 삶을 살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만 18살이 되면 민법상 성인이 되기 때문에 돌봐주던 가정에서 독립해야 합니다. 서울에 사는 아이들은 500만 원. 인천의 박양은 100만 원을 받고 홀로 살아가게 됩니다. 강원이나 경남 같은 경우는 무일푼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고요. 그렇다 보니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며 단칸방에서 살고 있고, 학업을 이어가는 데도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박양이 앞으로 7년 뒤에 겪게 될… 냉혹한 현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홀로서기에 나선 아이들, 박창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아르바이트 마치고 들어서는 월세방은 언제나 적막합니다.

차가운 물로 밀린 설거지를 하고, 새벽에 못 치우고 나간 방도 정리합니다.

잠깐 눈을 붙이고 싶지만 교재를 펴드는 김모 양.

장학금을 못 받으면 학업을 이어가지 못해 어쩔 수 없습니다.

[김모 양/지난해 자립 : 식비라든가 생활비 같은 게 하기 힘들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지난해 18살이 되면서 독립한 김 양. 자립지원금 500만원을 받아 월셋방을 구하고 대학 등록금을 냈더니 생활조차 위태로웠습니다.

올해 자립하는 이모 군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원금으로 방을 구해보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이모 군/자립 예정자 : 턱없이 모자라요. 누가 도와주면 좋긴 한데…]

위탁가정이나 그룹홈을 떠나는 만 18살. 민법상으론 성인이지만 아직 어린 나이입니다.

자립한 아이들을 관리하고 도우려 해도 복지기관의 여력이 없습니다.

담당 기관의 도움을 받아 최근 3년 안에 자립한 청년들에게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대부분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이오니…]

[최선숙 사무국장/아동그룹홈협의회 : 60% 정도는 1~2년 안에 연락이 다 끊기게 돼요. 미혼모가 돼서 아이를 낳아야 하니까 연락하는 경우도 있고요.]

가진 것도 기댈 곳도 없는 청년들이 힘겹게 사회에 첫발을 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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