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를 사이에 두고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는 또 하나의 지점은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즉 AIIB 가입 문제입니다. 사드와는 반대로 이 문제는 중국이 고삐를 당기고 있죠. 미국은 중국의 경제력 확대를 우려한 듯 우리의 가입을 만류하고 있습니다. 안보와 경제, 두 가지 핵심 사안에서 우리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한마디로 입장 곤란해진 상황입니다.
정진우 기자입니다.
[기자]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 AIIB는 중국이 올해 출범을 목표로 주도하고 있습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를 육로와 해상으로 잇는 신 실크로드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구상이 나왔습니다.
중국과 인도 싱가포르 등 기존 20여개국 외에 최근 영국이 가입을 결정했고 호주도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0년까지 5조달러, 우리돈 5650조원 규모의 아시아 건설 시장이 열리는 등 막대한 경제적 실익 때문입니다.
류젠차오 외교부 부장조리는 우리의 가입을 거듭 요청했습니다.
시한도 이달 말까지로 구체적으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부정적입니다.
중국이 AIIB를 통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 ADB를 견제해 국제 금융 판도를 재편하려 한다는 시각입니다.
러셀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한 목적에는 이 문제도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사드 문제와 더불어 우리나라가 선택을 강요받는 듯한 형국입니다.
[김현욱 미주연구부장/국립외교원 : 지금까지 미·중 사이에서 취해왔던 전략적인 모호성보다는 우리 국익에 기반한 조금 더 적극적인 정책적 선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안보·경제 두 가지 사안에서 충돌하는 미중 사이에서 우리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