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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도복 끈 대신 졸라맨 허리띠…김두수 씨의 하루

입력 2020-03-16 21:22 수정 2020-03-1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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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밀착카메라가 한 시민을 만났는데요. 학교와 도장에서 태권도를 가르쳐왔지만, 3주째 일을 쉬게 되면서 대리운전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나온지 지 50일이 넘게 지났습니다.

그동안 현장에서 바쁘게 일하는 분들 소식 많이 전해드렸지요.

그런데 이런 분도 있습니다.

일을 너무 하고 싶은데 할 수가 없는 사람, 오늘(16일) 밀착카메라는 그런 분을 한 분 만나보려고 합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20년차 태권도 사범 김두수입니다.

3월이면 한창 도장에 애들이 넘쳐날 때인데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문을 닫은 지 3주가 돼 갑니다.

저는 도장 수업 말고 학교에서 방과 후 태권도도 가르치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 달은 그것도 없습니다. 개학이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원서는 넣어놨는데…00초등학교, 00초등학교. 도장 수입하고 방과후 수업, 월 한 400만원 정도 벌었는데 지금은 수입이 거의 없습니다.]

먼지도 털고 청소기도 돌리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개학이 더 미뤄질 수도 있다고 해요.

4월로 개학이 미뤄질 수 있다고 하는데 아이들을 빨리 보고 싶습니다.

[일단은 거의 그냥 (돈을) 안 쓰는 전략인데 집에 있습니다. 방콕처럼. 임대료하고 보험료하고 이것저것 월 나가는 돈이 있는데, 그런게 많이 좀 힘드네요.]

제가 수입이 없어서 요즘 밤엔 대리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남의 차 운전하기 무섭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마스크 끼고, 여기 물티슈가 있습니다. 그러면 한 콜 타고 이걸로 손을 닦습니다.]

제가 걸리는 것도 무섭지만 가족이 더 걱정됩니다.

[저는 상관없는데, 집에 가서 가족들이 걸릴까봐, 그게 좀 걱정이 돼서요.]

요즘 같은 땐 거리에 사람들이 없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모임도 잘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가 제일 큰 데였나 보네요.) 예. 이 지역에서는 여기가. 오늘 같은 날 주말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는데.]

저기 서성이는 사람들이 모두 콜을 기다리는 대리기사들입니다.

[(어떤 생각 드세요? 같이 이렇게 일하시는 분들.) 측은지심. 동병상련. (왜요?) 그냥 이렇게 밤에 일하기가 쉽지 않은데, 저래 나와서 일하는 걸 보면.]

경쟁자라는 생각보단 전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대리 외에 다른 수입이 또 있으니까. 그런데 저런 분들은 대리로 전업을 하고 그러니까.]

30분 정도 기다리니 콜이 잡혔습니다.

[여보세요. 아 예 대리기사입니다. 어디로 가면 되겠습니까?]

지인 가게 팔아주려고 가신 손님이래요.

[최상욱/부산 온천동 : 후배 가게, 후배 가게. 일부러 손님이 없으니까. 친구 부부랑 같이 가서 한 잔 먹고.]

새벽 6시까지 운전해서 8만원 정도 벌었습니다.

이 중에 2만원 정도를 회사에 줘야 합니다.

그래도 평소 주말에 버는 것에 비해서 절반 정도밖에 안 됩니다.

동료 사범들 얘기를 듣고 코로나19 대출 받으러 가봤습니다.

그런데 당장은 받을 수가 없다고 하네요.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서 그러는데 혹시 어떤 대출이 있습니까? 아, 신용보증재단에서 신청하면 거기에서 허락이 떨어져도 한 달이나 두 달 정도 걸린다…]

방과후 교사도 재직 증명서나 서류를 뗄 수가 없어서 대출이 어렵고, 대리운전 기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특수고용노동자 정부 지원에서도 빠져 있습니다.

[좀 허탈감? 된다고 해서 갔는데 막상 실질적으론 별로 도움이 안 되다 보니까 앞으로 또 어찌 해야 되지…]

저희들의 무너진 일상은 언제 복구될 수 있을까요.

[(정부에) 바라는 점은 많은데 저만 힘든게 아니고 다른 분들도 전부 다 힘들게 생활하니까. 빨리 코로나가 지나가서 정상적인 사회 생활로, 원위치로 돌아갔으면 하는. 그게 제가 제일 바라는 겁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버티는 수밖에.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인턴기자 : 이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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