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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우병우만 만나면 힘 못 쓰는 검찰 영장…이유가?

입력 2017-11-20 18:59 수정 2017-11-2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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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최근 법원에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이 또다시 기각됐습니다. 우 전 수석은 개인에게 청구됐던 구속영장만 벌써 두 번이나 기각됐죠. 때문에 일각에서는 "법원이 우 전 수석과 관련된 영장만큼은 족집게로 뽑아내듯 기각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양 반장 발제에서는 관련 소식과 여러 정치권 뉴스 함께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병우 씨는 정말 '강한 남자'인 것 같습니다. 그 서릿발 같은 사정당국의 칼날도 유독 이 남자에게서만큼은 뿅망치가 돼 버립니다. 특히 오늘 주목해야할 대목은, '왜 검찰의 영장이 유독 우병우 앞에만 서면 무력해지는가'를 좀 따져보고자 함인데요.

먼저 박영수 특검팀은 지난 2월과 4월, 우병우 씨에게 두 차례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검찰은 또 통신 사실 확인 조회 영장도 두 차례나 청구했는데요, 역시 법원은 이마저도 기각했습니다.

수사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게 통신 사실 확인인데, 이쯤되면 거의 수사를 하지 말라고 손발을 묶어버리는 건데, 그러다보니 국감에서도 이런 지적이 나왔죠.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 지난달 31일) : 2014년부터 현재까지 통신사실 확인조회 영장, 법원에서 어떻게 처리했나 봤습니다. 전국적으로 기각률 1%입니다. 우병우는 여기서도 1%에 속해요? 대한민국 1%예요?]

대한민국 1%의 남자, 우병우. 두 번의 구속영장 기각, 두 번의 통신영장 기각이라는 신기록에 하나를 더 추가하게 됐습니다. 바로 장모 김장자 씨가 대표로 있는 삼남개발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최근 기각된 겁니다.

삼남개발 자금 흐름에서 뭔가 이상한 구석이 발견돼서 회계장부를 검찰이 확보하려던 참이었는데 불발된 거죠. 공교롭게도 영장을 기각시킨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판사, 알고봤더니 우병우 씨 두 번째 구속영장을 기각시켰던 바로 그 분이었습니다. 참 공교롭네요.

그런데 요며칠 박근혜 전 대통령 응원하는 자칭 '애국시민들' 사이에서 "우병우 전 수석 SNS가 참 볼만하다. 응원글 좀 남기자"하는 얘기가 돌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잉? 그럴리가…우병우 씨처럼 비밀 많은 남자가 SNS를 할 리가 있나!?'하고 반신반의했죠. 당장 오늘 재판 출석때도 이런 식이었거든요.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 (추명호 국장하고 통화하셨어요?) … (왜 검찰이 자꾸 부른다고 생각하세요?) … (이석수 감찰관 왜 감찰하신 거예요?) …]

보십시오, 이렇게 과묵하시잖습니까. 자, 그런데요, 자칭 애국시민들 얘기를 좇아서 따라가봤더니, 정말 '우병우'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 페이지가 있지 뭡니까.

지난 6월 8일 처음으로 시작했는데, 6월 16일 게시물을 보니까 '두 달 만에 모습 드러내는 우병우, 오늘 첫 공판'이라는 자기 기사를 걸어놓고 "난 죄 없다니깐?"하는 단문을 적었습니다. 이거 보면 우병우 씨 특유의 그 새침한 느낌, 맞는 거 같기도 하고 말이죠. 더 보시죠.

지난 11월 18일 글입니다. 위치 정보에는 '제주도 서귀포'라고 돼 있습니다. 전 정권 고위인사들이 굴비엮듯 감옥에 가는 이 와중에, 제주도 여행을 간다, 야~ 역시 강한 남자는 뭔가 달라도 다른데요. 보면 여기 치맥 사진이 있는데, 느닷없이 국내산 맥주 '카O' 칭송을 합니다. 이렇게 말이죠.

[우병우 페이스북 (음성대역) : 치킨에는 역시 목넘김이 좋은 국내산 맥주 카○인 듯 합니다. 고든 램지라는 영국인도 광고에 나와 국내산 맥주의 우수성을 말해주고 있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박근혜 각하께서도 카○ 맥주를 각별히 좋아하셨는데…나라 잃은 심정 한 잔 맥주로 달래도 될지요.]

고든 램지, 의문의 1패인데요. 12월 초에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도 보실 수 있다죠. 아무튼 이 대목에서 저는 3번 충격을 받았습니다.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박근혜 각하'라고 부른다는 점, 또 박 전 대통령이 카O 맥주를 좋아했다는 점, 우병우 씨가 요즘 시국을 "나라 잃은, 망국의 상황"과 견주고 있다는 점, 이렇게 말이죠. 이 글을 본 자칭 애국시민들, "눈물납니다. 강건하십시오. 힘내십시오" 응원글을 막 쏟아냈더군요.

어제 저녁에도 게시물이 올라왔습니다. 제주도 여행 중 흑돼지 집에 가서, 혼자 고기를 구워먹었다며 인증샷을 올렸는데,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더니 "익은 고기를 갈치속젓에 넣어버리더라"면서, 불쾌했다는 듯이 감상평을 올렸더군요. 그래서 저희가 제주도 식당에 전화해서, "우병우 씨가 돼지고기 갈치속젓에 담갔다고 짜증냈던 일 있느냐?" 물었죠. 그랬더니!

[○○흑돼지 집 : (우병우씨가 돼지고기 갈치속젓에 담갔다고 짜증냈던 일 있느냐?) 저희는 갈치속젓 자체를 안 써요. (전부 다요?) 네. 전부가요.]

그렇습니다. 그 흑돼지집 사장님 왈, 우병우라는 사람이 다녀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식당에서는 돼지고기를 갈치속젓에 찍어먹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봤더니 이상한 대목은 또 있죠. 본인 이름을 표기한 이 모습 좀 보십시오. 'ㅇ벼ㅇ'을 써놓고 그 다음줄에 'ㅜㅇㅜ'를 써놓는, 어찌보면 초등학생들도 잘 하지 않을 것 같은 장난을 쳐놨습니다.

현재로서는 이 SNS, 우병우 씨 본인이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습니다. 하지만 자칭 '많은 애국시민'들께서 이곳을 성지처럼 여기고 있는 것 같더군요. 뉘신지 몰라도 이런 장난은 그만치셨으면 좋겠네요. 오늘 준비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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